“어제 뭐 먹었더라…” 건망증 심해지는 건 치매 위험 신호일수도

윤희선 기자

입력 2023-06-14 03:00 수정 2023-06-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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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깜빡 하는 일 잦으면
경도인지장애 증상일 가능성… 치매로 발전할 수도 있어
천연물인 은행잎추출물 성분, 혈액순환 개선-항산화 작용


게티이미지코리아
통화를 하면서도 핸드폰이 어딨는지 찾는다거나 어제 먹었던 저녁 메뉴가 기억이 안 나는 일들은 생활 속에서 흔히 겪기 때문에 쉬이 ‘건망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고 느껴진다면 단순한 건망증이 아닌 인지장애나 치매 등 뇌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치매 발병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2017년 10만716명에서 2021년 11만6504명으로 5년간 환자가 약 16%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50대 이하 중년층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치매는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시작된 뇌의 병적인 노화가 진행되며 나타난다. 일단 치매가 진행되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예방과 초기 진단 및 관리가 중요하다. 또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일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그에 수반하는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에 단순 질환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적 기능 감퇴하는 치매… 예방·관리 중요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 등이 있다.

치매의 진단은 자세한 문진과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CT, MRI, PET),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 등을 통해 내리게 된다.

뇌 기능의 손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환이 치매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흔히 알려져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매는 현재까지 발생 기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도 없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 진단 이전인 경도인지장애나 주관적 인지장애 단계에서 미리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발전 가능성 높아
다행히 치매는 갑자기 우리를 찾아오지 않는다. 서서히 뇌기능에 영향을 주는 혈관, 세포가 쇠퇴함에 따라 경미한 인지장애가 선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매 이전에 쉽게 찾아오는 뇌기능 질환은 경도인지장애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기능 장애가 있지만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65세 이상에서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은 10∼20%가량이다. 또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상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하는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최근 학계에서는 ‘주관적 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관적 인지장애는 인지능력 검사 등에서는 정상 수준의 뇌기능을 보이나 증상을 보이는 개인은 ‘기억력이 떨어졌다’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는 의학적 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더라도 개개인이 인지 능력의 미묘한 변화를 인지해 나타내는 증상으로, 초기에 증상을 발견해 최악의 단계로 발병을 막는 ‘골든 타임’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관적 인지장애는 객관적인 인지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주관적 인지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2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 또한 있다.


뇌기능 개선제 복용으로 치매 예방
은행잎추출물로 만든 혈액순환개선제 기넥신. SK케미칼 제공
주관적 인지장애 및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뇌기능 개선제 복용을 통해 혈관 위험 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예방의 최선책이다. 흔하게 쓰이는 뇌기능 개선제로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아세틸-엘-카르니틴 의약품 등이 있다. 하지만 아세틸의 경우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됐고 콜린제제의 경우도 급여 재평가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천연물로 만들어 큰 부작용이 없는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혈액순환제도 뇌기능 개선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이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순환 개선 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 보호 효과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작용한다.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의 응집을 막아 혈액 점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원활하게 하는 기전이다. 항산화 작용은 뇌세포 및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의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흐름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뇌혈관에 흐르는 혈액량을 늘려줘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포도당을 제공할 수 있어 뇌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어 인지기능 장애의 개선을 위해 쓰이고 있다.

은행잎 추출물로 만든 혈액순환 개선제는 SK케미칼의 기넥신, 유유제약의 타나민을 포함해 총 40여 개가 있다. 가장 많이 판매, 처방되고 있는 제품은 기넥신으로 30여 년간 사용되며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받아 왔다. 최근 제조사인 SK케미칼은 뇌기능 개선에 필요한 은행잎 추출물 성분을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는 기넥신 240㎎ 고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복약 편의성을 높이기도 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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