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절반은 주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역대 최대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21-06-15 17:47 수정 2021-06-15 17:5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 News1
일주일에 15시간보다 적게 근무하는 ‘초단시간 취업자’가 지난달 156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61만9000명 늘었지만 절반가량은 이 같은 초단시간 취업자였다.
15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통계청의 고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주당 15시간 미만 일하는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30만2000명 늘어난 156만3000명이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반면 지난달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는 2114만 명으로 작년 5월보다 3.8% 늘었고, 2019년 5월보다는 4.2% 줄었다.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취업자는 2018년 3월(115만2000명) 이후 39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특히 올해 3~5월에는 3개월 연속 150만 명을 넘었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자 인건비 부담을 느낀 고용주들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인상했고 2019년에도 10.9%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주들이 인건비가 덜 드는 초단시간 취업자들을 이른바 ‘쪼개기 채용’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법에 따라 초단시간 취업자는 주휴수당, 유급휴가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년 전보다 61만9000명 늘어난 점 역시 초단시간 취업자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취업자가 올 4, 5월 2개월 연속 60만 명 이상씩 늘면서 정부는 고용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80%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된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 어려운 초단시간 취업자나 60세 이상 취업자가 전체 증가세를 이끌고 있어 고용 회복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의원은 “정부는 단순하게 취업자 증감 숫자만 따질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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