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많이 쓰는 슬링백·방수팩, 어깨-목 근육에 부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18-08-16 03:00 수정 2018-08-16 03:00
자생한방병원 제공
40도를 웃돌던 폭염의 기세가 한풀 누그러졌지만 이달 말까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외출 때 필수품으로 충실한 기능에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없는 슬링백, 러닝팬츠, 레깅스 등도 인기다. 이러한 여름철 필수품들은 주의 없이 사용할 경우 자칫 근골격계 질환 또는 혈관 질환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 한쪽으로 메는 슬링백, 부정렬증후군 유발
무더위 속에 옷이 얇아지면서 소지품을 넣을 공간은 부족해진다. 다양한 물건들을 쉽게 휴대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인 힙색과 슬링백이 각광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가방들은 한쪽 어깨로만 멜 수 있다는 점이다.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고 다니면 근육의 좌우 균형을 깨뜨려 요통, 골반통, 고관절통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해 결국 ‘부정렬증후군’까지 부른다. 부정렬증후군은 척추, 골반 등이 틀어지거나 불균형해지면서 만성적인 근골격계 통증, 감각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부정렬증후군이 지속되면 만성적인 근골격계 통증, 척추측만증, 소화불량 등을 유발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통이 심해지는 등 신체 각 기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슬링백 자체 무게에 휴대용 선풍기, 양산, 지갑, 스마트폰, 화장품 등 기타 물건들을 합칠 경우 그 무게가 상당해져 척추에 부담이 가게 된다”며 “슬링백을 양쪽 어깨에 번갈아 가며 메고 꼭 필요한 물건만 넣어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이 부정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묵직한 ‘스마트폰 방수팩’으로 목은 ‘울상’
해변이나 수영장에 가면 스마트폰을 넣은 방수팩을 목에 걸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놀이를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스마트폰 방수팩도 인기가 높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여권, 신용카드, 현금 등 다양한 귀중품들을 보관할 수 있는 방수팩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귀중품을 담아 묵직해진 방수팩을 오래 메고 다니면 목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목의 근육과 관절은 하루 종일 4.5∼5.4kg에 달하는 머리의 무게를 감당한다. 또 머리 균형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긴장된 상태를 유지한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귀중품이 잔뜩 담긴 방수팩의 무게까지 더해지면 목이 앞으로 쏠려 하중을 제대로 분산시키지 못한다. 이러한 자세가 지속되면 뒷목을 잡아주는 근육과 힘줄이 손상돼 딱딱하게 굳어진다.
결국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전해진다. 눈도 쉽게 피로해지고 손이 저리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물놀이를 하다 휴식을 취할 때에는 꼭 스마트폰 방수팩을 목에서 내려놓고 스트레칭을 통해 목 주변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 달라붙는 러닝팬츠와 레깅스, 하지정맥류 조심
최근 젊은 사람들은 운동할 때나 입던 타이트한 러닝팬츠나 레깅스를 일상에서도 많이 입기 시작했다. 러닝팬츠는 자외선 차단과 땀 배출 기능이 우수해 외부 활동이 가장 많은 여름에 그 빛을 발한다.
러닝팬츠와 레깅스는 날렵한 느낌으로 거추장스럽지 않고 가벼워 달릴 때 방해되는 부분이 적다. 여기에 처지는 근육을 조여줘 적절히 긴장시켜 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몸에 달라붙어 다리선을 돋보이게 하는 러닝팬츠와 레깅스는 하체를 압박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는 다리에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를 유발한다. 하지정맥류는 하지의 정맥 판막이 손상되면서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이 역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늘 다리가 피곤하고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정진용 교수는 “평소 엉덩이와 허벅지가 꽉 끼는 옷을 멀리하고, 허리띠는 조금 느슨하게 매 배(허리) 부분에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며 “하지정맥류는 일시적인 증상이 아닌 혈관의 이상 증세로 전문의를 찾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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