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는 증시, ‘경영권 분쟁’이 테마주로… 급등락 주의보
이동훈 기자
입력 2024-10-29 03:00 수정 2024-10-29 03:00
고려아연, 분쟁 이후 134% 폭등
한미사이언스-티웨이항공도 요동
“갈등 마무리땐 주가 하락 이어져
개인들 성급한 투자는 위험”
‘경영권 분쟁’ 이슈에 휘말린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널뛰기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주의보가 내려졌다.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 증시 최대 이슈인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여파로 회사 주가가 100만 원을 뚫으면서 경영권 분쟁 테마를 이끌고 있다. 올해 초 형제 간 분쟁이 발발했던 한미사이언스도 연일 주가가 10% 안팎으로 널뛰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나 티웨이항공 등도 경영권 분쟁 이슈가 발발하면서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분쟁 기간 과열 양상을 보이지만, 분쟁이 끝나면 주가 급락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성급하게 투자에 나서기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주가는 전일 대비 3.83% 오른 130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영풍과 MBK가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전 주가(55만6000원) 대비 133.99%가량 뛰었다. 공개 매수 기간 80만 원대를 유지하다 양측의 공개매수가 끝나고 오히려 주가가 급등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올해 초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 간 갈등을 겪었던 한미사이언스도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18일 10.15% 급등한 뒤 사흘 연속 내림세를 걷다가 24일엔 19.54% 올랐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6.27% 내린 3만8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티웨이항공도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 2대 주주인 대명노소그룹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 등락 폭이 커졌다.
투자 전문가들은 최근 경영권 분쟁 관련 종목의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면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분쟁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분쟁 종료 이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와 하이브 간 맞공개매수가 진행됐던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한때 주가가 16만 원대까지 급등했으나 최근엔 7만 원 선이다. 에프앤가이드도 지난달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3만8000원대까지 올랐으나 한 달도 안 돼 1만 원 초반으로 추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본질 가치를 벗어낸 주가 급등세는 분쟁 등이 종료된 이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돼 있다”며 “경영권 분쟁 구도를 명확하게 알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에 나서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본래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권 분쟁의 경우 공격과 방어를 위해서 자금이나 인력 등을 끌어다 쓰다 보니 비용이 발생한다”며 “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을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를 이끄는 대형주가 사라지면서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랠리가 끝난 뒤 ‘초전도체’ ‘총선주’ 등 특정 섹터에 자금이 몰린다”며 “테마 열기가 식은 뒤 주가가 이전보다 더 빠지는 등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미사이언스-티웨이항공도 요동
“갈등 마무리땐 주가 하락 이어져
개인들 성급한 투자는 위험”
‘경영권 분쟁’ 이슈에 휘말린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널뛰기하면서 국내 증시에 투자주의보가 내려졌다.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 증시 최대 이슈인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여파로 회사 주가가 100만 원을 뚫으면서 경영권 분쟁 테마를 이끌고 있다. 올해 초 형제 간 분쟁이 발발했던 한미사이언스도 연일 주가가 10% 안팎으로 널뛰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나 티웨이항공 등도 경영권 분쟁 이슈가 발발하면서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분쟁 기간 과열 양상을 보이지만, 분쟁이 끝나면 주가 급락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성급하게 투자에 나서기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주가는 전일 대비 3.83% 오른 130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영풍과 MBK가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전 주가(55만6000원) 대비 133.99%가량 뛰었다. 공개 매수 기간 80만 원대를 유지하다 양측의 공개매수가 끝나고 오히려 주가가 급등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올해 초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 간 갈등을 겪었던 한미사이언스도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18일 10.15% 급등한 뒤 사흘 연속 내림세를 걷다가 24일엔 19.54% 올랐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6.27% 내린 3만8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티웨이항공도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 2대 주주인 대명노소그룹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 등락 폭이 커졌다.
투자 전문가들은 최근 경영권 분쟁 관련 종목의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면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권 분쟁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분쟁 종료 이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와 하이브 간 맞공개매수가 진행됐던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한때 주가가 16만 원대까지 급등했으나 최근엔 7만 원 선이다. 에프앤가이드도 지난달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3만8000원대까지 올랐으나 한 달도 안 돼 1만 원 초반으로 추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본질 가치를 벗어낸 주가 급등세는 분쟁 등이 종료된 이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돼 있다”며 “경영권 분쟁 구도를 명확하게 알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에 나서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본래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권 분쟁의 경우 공격과 방어를 위해서 자금이나 인력 등을 끌어다 쓰다 보니 비용이 발생한다”며 “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을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를 이끄는 대형주가 사라지면서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랠리가 끝난 뒤 ‘초전도체’ ‘총선주’ 등 특정 섹터에 자금이 몰린다”며 “테마 열기가 식은 뒤 주가가 이전보다 더 빠지는 등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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