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음∼’ LG ‘끙∼’ 팬택 ‘ㅠㅠ’

김지현기자

입력 2014-11-12 03:00 수정 2014-1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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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고 탈많은 단통법 시행 40일… 국내 제조3사 엇갈린 시각

시행 한 달 만에 보조금 상한선 폐지 등을 담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3사의 입장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단통법이 처음 논의되던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반대’, LG전자와 팬택은 ‘찬성’으로 각각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세 회사 모두 한 달 새 반 토막 난 국내 시장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실시간으로 바뀌는 단통법을 둘러싼 업계 내 이해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 삼성전자는 ‘여전히 고민’

단통법 자체는 물론이고 단통법에 포함되지 않은 분리공시(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제도)에 모두 반대해 온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에 ‘분리공시는 단통법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 가운데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7% 수준인 삼성전자로선 단통법으로 장려금 규모 등 영업비밀에 가까운 정보가 노출되면 해외 사업이 크게 어려워질 것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통법 시행 후 한 달 새 사실상 판매량이 반 토막 난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갤럭시 노트4는 기대했던 수준으로 팔리고 있지만 나머지 모델 판매가 부진해 단통법 이전 대비 전체 판매 수량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이 때문에 최근 처음으로 중고 스마트폰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침체된 시장 살리기에 ‘다걸기’하는 분위기다.


○ LG전자는 ‘당황’, 팬택은 ‘심각’

단통법 시행과 함께 분리공시까지 하자고 주장해 온 LG전자는 내부적으로 당황한 모습이다. LG전자가 애초 단통법에 찬성 깃발을 든 이유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독주를 막기 위해서였다. 사양과 출고가가 비슷한 스마트폰에 대해서 브랜드 차별 없이 동일한 보조금을 준다는 전제만 있으면 삼성전자와 동등한 경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였다.

하지만 문제는 LG전자도 판매가 급감하는 직격탄을 피해가진 못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0월 국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70%로 한 달 새 5%포인트가량 늘어났다. 반면 LG전자는 같은 기간 20%대 중반에서 10%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단통법 시행 직전 나온 갤럭시 노트4의 인기몰이에 더해 보조금이 동일하게 줄어들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은 제품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이통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여전히 분리공시와 단통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최근 잇따라 발의된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 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다음 주 매각을 위한 입찰을 앞둔 팬택은 훨씬 상황이 심각하다. 사실상 국내 판매가 전부인 팬택으로선 국내 영업이 잘 돼야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다. 그러나 5%였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단통법 시행 이후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팬택 관계자는 “단통법에 발목이 묶여 회사 문을 닫게 될 실정”이라며 “갖고 있는 현금은 거의 다 말라버렸고 재고로 쌓여 있는 스마트폰 20만 대라도 헐값에 내다 팔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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