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다음달 동물병원비 자율표시제 시행..광역지자체 처음
노트펫
입력 2020-09-15 17:12 수정 2020-09-15 17:12
내달부터 창원 동물병원 70개소서 시범시행
초진료, 예방접종, 기생충예방약 등 4대 분류 20개 항목 대상
[노트펫] 경상남도가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동물병원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행에 들어간다. 다음달부터 창원 시내 동물병원 70개소에서 예방접종 등 20개 항목의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표시한다.
15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 지원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반려동물 진료비가 취약 계층의 복지 수준마저 위협하는 지경이 됐다"며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의 하나로 동물병원비 공시제 도입을 언급했다.
공시제 도입을 위한 TF가 구성돼 도입 방안을 궁리해왔고, 최근 수의사회와 협의를 거쳐 진료비 자율표시제를 시행키로 했다.
다음달 1일 창원시에서 관내 70개 동물병원들이 '적극 참여하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개와 고양이 보호자들은 4대 분류 20개 항목의 진료비를 진료 전에 알 수 있게 된다.
초진료와 재진료 등 기본진찰료 2종, 개 종합백신(DHPPL)과 개 코로나 백신, 고양이 종합4종백신 등 예방접종 9대 항목, 심장사상충과 진드기 등 외부기생충 등 기생충예방약 7종, 그리고 흉부방사선 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가 자율표시 대상이다.
창원을 시작으로 진주와 김해, 양산, 거제 등 시 단위, 이어 도내 전역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표시항목 역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동물병원비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이번 정부에서 여러 방안을 내놨지만 실제 달라진 것은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정권 초기 나왔던 표준수가제는 사실상 폐기됐고, 진료비 사전고지제와 공시제도가 거론되지만 수의계의 반발 속에 지지부진하다.
수의계는 진료 항목 표준화가 먼저 이뤄져야지만 다른 논의가 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상남도의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행으로 꽉 만힌 동물병원비 부담완화안 마련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도는 이번 자율표시제 시행으로 동물보호자 등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진료비용 사전 예측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려동물 진료비 정보의 비대칭구조와 동물병원과 보호자간 갈등 해소도 기대효과다.
특히 중앙정부 현안사항을 지방정부에서 먼저 시행해 중앙정부에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상남도는 자율표시제 시행과 함께 향후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 완화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사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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