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種)을 뛰어넘은 위대한 사랑
노트펫
입력 2020-01-23 09:06 수정 2020-01-23 09:07

[노트펫] 케냐 출신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클린턴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는 1976년 생물학계에 큰 획을 긋는 걸작을 발표한다. 세계를 강타했던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도킨스의 작품은 'The Selfish Gene'으로 국내에는 '이기적인 유전자'로 소개됐다.
리차드 도킨스의 ' 이기적인 유전자'는 당시 상상하기 어려운 독특한 가설을 전제로 시작한다. 모든 생명체들은 유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생존기계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들은 후대에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지극히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주장의 요체(要諦)였다.
물론 인간도 도킨스의 이론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철저한 무신론자인 그에게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생존기계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몸속에 있는 유전자는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하면서 생명체의 몸을 빌리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킨스의 연구 결과에 인간은 생존기계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그의 분석과는 달리 전혀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 중에는 자신과는 유전적으로 거리가 있는 개와 고양이를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새끼처럼 소중히 보살피고 키운다는 점도 있다. 이 점만 놓고 보면 인간은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하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포로가 아닌 '이타적인 유전자'의 포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인간을 이타적인 유전자의 포로로 탈바꿈하게 해 준 개와 고양이와의 동행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도도한 지구의 역사나 생명의 역사에 비하면 감히 견주기 어려울 정도로 짧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수만 년을 넘지 않는다.
시간이 짧다고 해서 두 동물과 인간 사이의 정(情)이나 애정이 약한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인간은 자신의 유전자를 직접 물려받은 생물학적 자식보다 더한 애정을 자신의 반려동물인 두 동물에게 쏟아 붓기도 한다.
개와 인간, 고양이와 인간은 혈연적으로 서로 거리가 멀다. 하지만 여기에 비해 개와 고양이의 거리는 그렇게까지 멀지는 않다. 물론 절대적인 거리가 아닌 상대적인 거리다. 생물분류상 개와 고양이는 식육목(食肉目)까지는 같고 과(科)에서부터 갈라진다.
고양이는 고양잇과, 개는 개과동물이다. 이에 비해 인간은 개와 고양이 두 동물과 목(目)에서부터 다르다. 사람은 두 동물과 달리 식육목이 아닌 영장목이다. 개, 고양이 그리고 인간이라는 세 생명체가 같은 생물분류단계 과정에 속하는 것은 포유강(哺乳綱)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참고로 생물분류는 종, 속, 과, 목, 강, 문, 계 단계로 갈수록 서로 멀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개와 고양이의 혈연관계는 사람과 그들의 관계보다 훨씬 가까운 것이다.
사람이 반려동물이라고 불리는 개와 고양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지난 수억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유전자의 본성과는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다른 행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특징일 수도 있다. 여기에는 인간은 물론 개나 고양이도 포함될 수 있을 것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 주장일 뿐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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