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노견과 함께 산다는 것.."숨 쉬고 있는지 확인부터 하게 돼"
노트펫
입력 2020-01-07 19:10 수정 2020-01-07 19:11
[노트펫] 반려동물들과 함께 하는 매순간은 우리에게 값진 추억이다.
그 안에는 기쁘고 즐거운 날도 있겠지만 슬프고 걱정투성이인 날도 존재하기 마련인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 소중한 가족이 나이 들어 있는 모습을 본다면 아마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올해로 21살이 된 노견 '감자'와 함께 살고 있는 건우 씨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감자는 건우 씨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집으로 오게 됐다.
새하얀 얼굴에 검은 콩 세 개가 콕콕콕 박힌 듯한 비주얼의 감자는 첫 만남부터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기쁨도 잠시, 집에 온 다음 날 감자는 심하게 아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갔다.
만나자마자 이별을 하는 것은 아닐까 가족들은 노심초사 하며 감자의 상태를 지켜봤는데 다행히 빠른 대처로 감자는 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가족이 된 감자는 얌전하고 착해서 지금까지 사고 한 번 친 적 없는 순둥이란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거나 산책 하는 등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는 감자.
그렇게 얌전한 감자가 용감해지는 순간은 바로 큰 개들을 만났을 때라고 한다.
[건우 씨 : 작은 애들한테는 안 그러는데 유독 큰 개들만 만나면 시비를 걸어서 도망 다닌 적이 많아요]
그렇게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사이, 시간은 흘러 건우 씨는 성인이 되었고 감자도 나이를 먹었다.
어느 순간부터 잠이 늘어 지금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자는데 쓰고 있다고.
활동량이 거의 없다 보니 외출을 하고 다녀오면 감자가 숨을 쉬고 있는지부터 확인을 하게 된단다.
[건우 씨 : 나이가 들면서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게 사실이에요. 혼자서 못 하는 일들이 생겨나니까요.]
어려서부터 배변을 잘 가렸던 감자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하면서 배변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한다.
배변판에서 볼 일을 보고 싶은데 찾을 수가 없으니 발을 동동 구르고 참고 참는 일이 많아졌다고.
그래서 건우 씨 가족들은 감자가 배변 활동의 징후를 보이면 얼른 안고 패드로 데려다 준단다.
[건우 씨 : 눈이 잘 안 보이니까 가족들이 자거나 외출을 할 때면 넥카라를 해두는데 화장실을 가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소리에 자다가 두세 번은 기본으로 깨게 되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챙겨 먹어야 하는 약들이 생기면서 가족들 중 한 명은 의무적으로 감자를 챙기는 게 일상이 됐단다.
그렇다 보니 가족여행은 포기한 지 오래라고.
이처럼 감자를 돌보면서 힘든 일도 있지만 여전히 건우 씨는 행복하다고 한다.
[건우 씨 : 감자도 나름대로 힘들고 고단할 텐데 이렇게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잘 일어나줘서 너무 고마워요. 아마 이건 모든 노견과 함께 하는 분들의 생각과 같을 거예요.]
감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입을 연 건우 씨.
건우 씨는 "감자야. 벌써 몇 년째 앞도 안 보이고 관절도 약해져서 힘들 텐데 이렇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욕심 같은 바람이지만 하루만 더, 한 달만 더, 일 년만 더. 네가 힘닿는 그날까지 같이 살자"라며 "감자싸랑해!"라고 애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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