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도 스마트폰으로 기차표 예매”
이소정 기자
입력 2023-11-13 03:00 수정 2023-11-13 03:17
서울시, 용산역서 예매법 교육
시니어 강사가 차근차근 쉽게 설명
“이제 애들에게 부탁 안해도 되겠네”
키오스크 등 디지털 교육 확대 방침
“처음부터 잘할 순 없잖아요. 복습 한 번만 하시면 스마트폰 예매 방법을 완전히 익히실 거예요.”
10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렛츠코레일 여행센터 앞.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기차표 예매 방법을 가르친 후 강사가 어르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60대로 구성된 강사들은 이날 앱을 깔고 회원 가입하는 것부터, 원하는 일시에 좌석 위치를 지정해 표를 사는 법까지 차근차근 알려줬다. 교육을 받은 원주호 씨(79)는 “온라인 회원 가입부터 어려워 매번 직접 역에 와 표를 사곤 했다”며 “이번 기회에 배운 걸 바탕으로 연습을 더 해서 예매 방법을 완벽하게 익혀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니어 디지털 교육의 일환으로 8∼11일 용산역에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열차표 예매교육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다른 분야로 교육을 확대하며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및 키오스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의 65세 이상 어르신 중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기차, 고속버스 등 교통수단을 예매한 경험이 있다는 이들은 58.3%에 불과했다. 10명 중 4명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표를 구매하지 않는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이번 스마트폰 활용 열차표 예매교육을 마련했다. 김나영 서울시 소비자권익보호팀 주무관은 “원거리 출퇴근자들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좌석표를 선점하다 보니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현장에서 좌석표를 못 구하고 입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출퇴근 현장에서 생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에 투입된 강사 7명은 60대 이상 시니어다.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고령층을 선발해 2주 동안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시니어 디지털 교육법’ 수업을 듣게 한 뒤 교육에 투입한 것이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젊은 사람이 가르칠 때보다 또래 어르신이 가르칠 때 더 잘 이해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니어들을 강사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교육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테이블 5개가 마련됐는데 어르신들이 몰리면서 줄을 서 순번을 기다렸다. 주위를 지나던 어르신 상당수도 “기차표 예매 교육이라면 나도 받고 싶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날 교육을 받은 김복자 씨(65)는 “예매 방법이 복잡하긴 했지만 현장 예매는 언젠가 없어질 것 같아서 꼭 배우고 싶었다”며 “매번 바쁜 자녀들에게 부탁해 시간을 빼앗는 게 눈치 보이고 미안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교육을 받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어르신들의 디지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키오스크 활용 등 다른 프로그램도 진행할 방침이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편리함의 대명사인 스마트폰 서비스가 어르신들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어르신들의 의견을 청취해 교육 과정을 개선하는 동시에 요청이 들어오는 다른 분야로도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시니어 강사가 차근차근 쉽게 설명
“이제 애들에게 부탁 안해도 되겠네”
키오스크 등 디지털 교육 확대 방침
10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렛츠코레일 여행센터 앞에서 70대 어르신(오른쪽)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열차표를 예매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함께 8∼11일 용산역에서 열차표 스마트폰 예매 교육을 진행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처음부터 잘할 순 없잖아요. 복습 한 번만 하시면 스마트폰 예매 방법을 완전히 익히실 거예요.”
10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렛츠코레일 여행센터 앞.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기차표 예매 방법을 가르친 후 강사가 어르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60대로 구성된 강사들은 이날 앱을 깔고 회원 가입하는 것부터, 원하는 일시에 좌석 위치를 지정해 표를 사는 법까지 차근차근 알려줬다. 교육을 받은 원주호 씨(79)는 “온라인 회원 가입부터 어려워 매번 직접 역에 와 표를 사곤 했다”며 “이번 기회에 배운 걸 바탕으로 연습을 더 해서 예매 방법을 완벽하게 익혀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니어 디지털 교육의 일환으로 8∼11일 용산역에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열차표 예매교육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다른 분야로 교육을 확대하며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및 키오스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 “온라인 표 구매 경험” 65세 이상 58% 그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의 65세 이상 어르신 중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기차, 고속버스 등 교통수단을 예매한 경험이 있다는 이들은 58.3%에 불과했다. 10명 중 4명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표를 구매하지 않는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이번 스마트폰 활용 열차표 예매교육을 마련했다. 김나영 서울시 소비자권익보호팀 주무관은 “원거리 출퇴근자들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좌석표를 선점하다 보니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현장에서 좌석표를 못 구하고 입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출퇴근 현장에서 생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에 투입된 강사 7명은 60대 이상 시니어다.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고령층을 선발해 2주 동안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시니어 디지털 교육법’ 수업을 듣게 한 뒤 교육에 투입한 것이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젊은 사람이 가르칠 때보다 또래 어르신이 가르칠 때 더 잘 이해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니어들을 강사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 “매번 자녀에게 부탁 미안했는데 교육 받아 다행”
교육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테이블 5개가 마련됐는데 어르신들이 몰리면서 줄을 서 순번을 기다렸다. 주위를 지나던 어르신 상당수도 “기차표 예매 교육이라면 나도 받고 싶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날 교육을 받은 김복자 씨(65)는 “예매 방법이 복잡하긴 했지만 현장 예매는 언젠가 없어질 것 같아서 꼭 배우고 싶었다”며 “매번 바쁜 자녀들에게 부탁해 시간을 빼앗는 게 눈치 보이고 미안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교육을 받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어르신들의 디지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키오스크 활용 등 다른 프로그램도 진행할 방침이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편리함의 대명사인 스마트폰 서비스가 어르신들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어르신들의 의견을 청취해 교육 과정을 개선하는 동시에 요청이 들어오는 다른 분야로도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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