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컴퓨팅교사협회 “게임도 교실에서 하면 교육이 됩니다”
동아닷컴
입력 2023-09-14 21:11 수정 2023-09-14 21:14
“게임도 교실에서 하면 교육의 도구가 됩니다. 교사들이 게임과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교육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강성현 초등컴퓨팅교사협회장의 말이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정교사인 그는 소규모 지역 연구회를 시작으로 비영리법인인 협회를 설립한 지금까지, 교육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을 위한 활동에 매진했다. 경기도 파주시 협회 사무실에서 강성현 협회장을 만나 그간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과 활동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소규모 지역 연구회로 시작…2016년 비영리법인 승인 ‘초등컴퓨팅교사협회’
초등컴퓨팅교사협회의 시작은 소규모 지역 연구회였다.
강성현 협회장은 “초등학교 교사들은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동료들이 자주 바뀌곤 한다. 마음 맞는 이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게 아쉬워 다른 학교로 발령받은 선생님들과 주마다 한 번씩 정기 모임을 했다”며 “방과 후 휴식을 반납하고 늦은 시간까지 각자 생각한 교수법을 나누고 그 방법이 효과를 거둘 때 보람을 느꼈다.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교육 현장에 도움이 되는 교수법을 연구하겠다고 다짐한 계기”라고 말했다.
법인 설립에 관한 법안을 검토하고 승인 신청을 준비하며 학교 수업까지 병행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회상하는 강성현 협회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끝에 2016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얻어 초등컴퓨팅교사협회를 설립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술과 교육의 접목을 연구한다는 당위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전국 15개 교사연구회 지부와 5개의 거점센터, 운영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505명의 현직 초등학교 정교사가 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59명의 교사는 11개 전문가팀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교육의 도구로 활용하면 유해하지 않아
초등컴퓨팅교사협회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업현장에서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과 스마트교육, 특히 게임을 교육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성과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예로 게임제작사 ‘넥슨’과 손잡고 게임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코딩교육 플랫폼이 있다.
강성현 협회장은 “메이플스토리는 20년 전에 개발됐지만, 아직까지 많은 학생이 즐겨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개발한 넥슨의 사회적 공헌 활동 의지와 협회의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목적이 잘 부합해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해당 플랫폼으로 학생들이 블록 형식의 비쥬얼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한 코딩 교육을 8차시에 걸쳐 받게 된다. 인공지능 과목과 연계한다면, 정규 교과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코딩을 배우려면 큰 비용이 들고 학원 위치도 대부분 수도권에 있지만, 협회가 개발한 온라인 교육플랫폼을 활용하면, 무료로 장소의 제약 없이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플스토리 월드 기반의 코딩 플랫폼을 더 많은 교사와 학생이 활용하도록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전국 초중고 1111학급, 3만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2만5000여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초등컴퓨팅교사협회는 구글과 손잡고 에듀테크 기술 활용 수업 사례와 학교를 위한 활용 가이드를 제작하고 교사와 학생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글 에듀케이션’을 운영 중이며,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손잡고 교육 소외 지역을 찾아가 로봇을 활용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창의나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는 소프트웨어 강사 양성과 취약계층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SW 미래채움’ 사업을,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는 교사들이 디지털 교육 도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게임활용 교육 연구회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비영리법인의 존재가치는 방향성…초심 잃지 않을 것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 사업을 펼치는 비영리법인, 초등컴퓨팅교사협회를 운영하며 겪은 어려움은 무엇일까.
강성현 협회장은 “교육의 질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 도구를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운영해야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고 조직 운영 자금에만 초점을 맞추면 초심을 잃기 쉽다. 실제로 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달콤한 제안들도 있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휴식을 반납하고 좋은 교수법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하는 선생님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어떠한 제안이나 활동도 하지 않는다. 협회 설립 당시 비전과 목표, 성과와 영향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회를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은 이 같은 선한 의도를 의심하는 눈길들이다.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무대응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이런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도 홍보를 최소화했다. 또 교육 대상자들의 수준과 관심도, 요구와 기대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춘 적절한 교육 내용과 방식도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개선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며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교구재 개발 목표…교육 프로그램 교사들과 나눌 것
초등컴퓨팅교사협회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강성현 협회장은 “게임과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교구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올해도 보드게임과 브릭을 활용한 교구재 ‘하이파이브몬’과 ‘슬기롭고 즐거운 게임 리터러시’, ‘레벨UP’, ‘게임 개발자 노트’를 선보였다”며 “내년에도 새로운 교구재 4종을 교육현장에 공급할 것이다. 교사들이 협회가 개발한 연수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에 무료로 콘텐츠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는데 교육 프로그램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발한 자료들을 영문화해서 공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며 “각 학교에 디지털 도구를 관리하는 선생님들의 업무를 경감할 수 있는 기술과 e스포츠 진로 영역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교육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니 많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강성현 초등컴퓨팅교사협회장의 말이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정교사인 그는 소규모 지역 연구회를 시작으로 비영리법인인 협회를 설립한 지금까지, 교육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을 위한 활동에 매진했다. 경기도 파주시 협회 사무실에서 강성현 협회장을 만나 그간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과 활동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강성현 초등컴퓨팅교사협회장 / 출처=IT동아
소규모 지역 연구회로 시작…2016년 비영리법인 승인 ‘초등컴퓨팅교사협회’
초등컴퓨팅교사협회의 시작은 소규모 지역 연구회였다.
강성현 협회장은 “초등학교 교사들은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동료들이 자주 바뀌곤 한다. 마음 맞는 이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게 아쉬워 다른 학교로 발령받은 선생님들과 주마다 한 번씩 정기 모임을 했다”며 “방과 후 휴식을 반납하고 늦은 시간까지 각자 생각한 교수법을 나누고 그 방법이 효과를 거둘 때 보람을 느꼈다.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교육 현장에 도움이 되는 교수법을 연구하겠다고 다짐한 계기”라고 말했다.
법인 설립에 관한 법안을 검토하고 승인 신청을 준비하며 학교 수업까지 병행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회상하는 강성현 협회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끝에 2016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現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얻어 초등컴퓨팅교사협회를 설립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술과 교육의 접목을 연구한다는 당위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전국 15개 교사연구회 지부와 5개의 거점센터, 운영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505명의 현직 초등학교 정교사가 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59명의 교사는 11개 전문가팀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등컴퓨팅교사협회 조직도 / 출처=초등컴퓨팅교사협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교육의 도구로 활용하면 유해하지 않아
초등컴퓨팅교사협회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수업현장에서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과 스마트교육, 특히 게임을 교육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성과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예로 게임제작사 ‘넥슨’과 손잡고 게임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코딩교육 플랫폼이 있다.
출처=넥슨
강성현 협회장은 “메이플스토리는 20년 전에 개발됐지만, 아직까지 많은 학생이 즐겨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개발한 넥슨의 사회적 공헌 활동 의지와 협회의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목적이 잘 부합해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해당 플랫폼으로 학생들이 블록 형식의 비쥬얼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한 코딩 교육을 8차시에 걸쳐 받게 된다. 인공지능 과목과 연계한다면, 정규 교과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코딩을 배우려면 큰 비용이 들고 학원 위치도 대부분 수도권에 있지만, 협회가 개발한 온라인 교육플랫폼을 활용하면, 무료로 장소의 제약 없이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플스토리 월드 기반의 코딩 플랫폼을 더 많은 교사와 학생이 활용하도록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전국 초중고 1111학급, 3만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2만5000여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활용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학생들 / 출처=넥슨
이 밖에도 초등컴퓨팅교사협회는 구글과 손잡고 에듀테크 기술 활용 수업 사례와 학교를 위한 활용 가이드를 제작하고 교사와 학생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글 에듀케이션’을 운영 중이며,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손잡고 교육 소외 지역을 찾아가 로봇을 활용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창의나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는 소프트웨어 강사 양성과 취약계층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SW 미래채움’ 사업을,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는 교사들이 디지털 교육 도구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게임활용 교육 연구회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비영리법인의 존재가치는 방향성…초심 잃지 않을 것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 사업을 펼치는 비영리법인, 초등컴퓨팅교사협회를 운영하며 겪은 어려움은 무엇일까.
강성현 협회장은 “교육의 질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 도구를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운영해야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고 조직 운영 자금에만 초점을 맞추면 초심을 잃기 쉽다. 실제로 수익성에 방점을 찍은 달콤한 제안들도 있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휴식을 반납하고 좋은 교수법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하는 선생님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어떠한 제안이나 활동도 하지 않는다. 협회 설립 당시 비전과 목표, 성과와 영향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현 초등컴퓨팅교사협회장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협회를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은 이 같은 선한 의도를 의심하는 눈길들이다.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무대응을 원칙으로 삼았다”며 “이런 오해가 생기기 때문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도 홍보를 최소화했다. 또 교육 대상자들의 수준과 관심도, 요구와 기대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춘 적절한 교육 내용과 방식도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개선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며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교구재 개발 목표…교육 프로그램 교사들과 나눌 것
초등컴퓨팅교사협회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강성현 협회장은 “게임과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교구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올해도 보드게임과 브릭을 활용한 교구재 ‘하이파이브몬’과 ‘슬기롭고 즐거운 게임 리터러시’, ‘레벨UP’, ‘게임 개발자 노트’를 선보였다”며 “내년에도 새로운 교구재 4종을 교육현장에 공급할 것이다. 교사들이 협회가 개발한 연수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연수원에 무료로 콘텐츠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초등컴퓨팅교사협회가 개발한 교구재 4종 / 출처=초등컴퓨팅교사협회
그는 이어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는데 교육 프로그램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발한 자료들을 영문화해서 공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며 “각 학교에 디지털 도구를 관리하는 선생님들의 업무를 경감할 수 있는 기술과 e스포츠 진로 영역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교육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니 많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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