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더치코리아 “5분 콜드브루로 전 세계 커피 시장 통일할 것” [중진공POST-BI]
동아닷컴
입력 2023-08-23 17:51 수정 2023-08-23 17:55
[편집자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 중인 '안산POST-BI센터'는 유망 기술 보유 중소기업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성장지원센터입니다. 중진공 안산POST-BI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입주 기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원두를 커피로 만들려면 물로 커피의 성분을 뽑아내는 추출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분쇄한 원두를 물과 함께 끓이는 단순한 방식부터, 고온고압의 물을 통과시키는 방식까지, 시대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다양한 추출법이 개발되어 활용돼 왔다. 차가운 물에 커피를 우리는 콜드브루도 그중 하나다.
2012년 무렵 ‘더치커피’라는 일본식 명칭으로 먼저 알려진 콜드브루는 이제 어느 카페를 봐도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쓴맛이 적고 부드러운 풍미를 지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덕분이다. 다만 콜드브루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짧게는 수십초, 길어도 수 분이면 끝나는 다른 추출법들과 달리 보통 10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실온에서 장시간 이뤄지는 추출 과정 탓에 세균이 번식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소닉더치코리아는 음파를 활용한 커피 머신으로 콜드브루의 이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한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소닉사운드웨이브 기술이 음파로 물에 정밀한 수직 파동을 일으키고, 이 파동이 커피에 마찰을 일으키면서 추출 시간을 앞당긴다. 원하는 농도에 따라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이면 콜드브루 커피가 완성된다. 이상준 소닉더치코리아 대표는 “소닉사운드웨이브로 30분만 추출해도 기존 방식으로 10시간 이상 추출한 커피만큼 진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상준 대표는 2009년 무렵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연수 사업인 ‘케이무브(K-MOVE)’의 중국 주재원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을 대상으로 유통, 마케팅, 경영 교육을 해왔다. 그러다 중국 커피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면서 커피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1년 공단과 함께 커피 프랜차이즈 기획 마케팅 과정을 개설한 그는 중국에서 카페에 취업하거나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교육을 시작했다.
그렇게 커피 전문가로 교육 활동을 이어가던 이 대표가 직접 창업에 뛰어든 건 한 바리스타가 쓴 글을 읽으면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계기가 됐다.
“텀블러에 커피와 물을 넣고 손을 흔들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로도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는 글을 봤어요. 그걸 보고 손으로 흔드는 대신 자동으로 흔드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음악을 듣다가 스피커 위에 올려놓은 컵 안의 물이 비트에 따라 움직이는 걸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스피커의 원리를 응용해 음파로 정밀 수직 진동을 일으켜 커피를 추출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그는 본격적인 창업에 나선다. 2015년 7월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의 지원을 통해 제품화를 위한 설계와 디자인을 진행하고, 연구 끝에 2017년 9월 첫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 관련 특허도 국내에서 7건, 미국과 중국에 1건, 일본에 2건씩 등록을 마쳤다.
현재는 최대 10L까지 추출되는 업소용 제품인 ‘슈퍼소닉-M’, 1L 용량의 가정·업소 겸용 ‘슈퍼소닉-S1’, 홈카페족을 겨냥한 500ml 용량 ‘슈퍼소닉-H’까지 세 가지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음파를 이용한다는 특성에 맞춰 블루투스 스피커도 내장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내리고, 마실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이상준 대표는 쓴맛이 강하고 향도 소실되는 데다 보관성도 나쁜 다른 추출법에 비해, 찬물을 쓰는 콜드브루에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커피의 향도, 입안에 남는 감촉(Mouthfeel)도 좋은 데다 원두의 특색도 다 살아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카페인도 에스프레소나, 기존 콜드브루 커피보다도 낮아 카페인 과다 섭취 염려 없이 커피의 향과 맛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여기에 유일한 단점이었던 추출 시간 문제를 해결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이상적인 추출법이라는 게 이상준 대표의 말이다. 그는 “차가운 물로도 빠른 시간 안에 추출이 되면 굳이 뜨거운 물을 쓸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소닉더치코리아의 제품은 현재 전국 2500여 개 카페에서 사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에 제대로 추출이 될까’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많았지만 일단 제품을 사용해 보고 커피 맛을 보고 나면 반응이 달라졌다. 맛도 맛이지만 카페 업주 입장에선 생산 효율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데다 치명적인 위생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워지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소닉더치코리아는 현재 커피 원액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커피 머신 판매를 넘어서 커피 추출액을 직접 공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업체 납품 계약까지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5분 만에 1000L까지 커피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용 기기 개발도 이미 마쳤다.
이와 함께 자체 로스팅 설비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커피 머신은 대여 형태로 제공하고, 원두를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로스팅 및 원액 생산 설비를 모두 갖춘 뒤, 이를 기반으로 소닉 더치 자체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이상준 대표는 밝혔다.
마지막으로 포부를 묻는 말에 이상준 대표는 ‘천하삼분가배지계’라는 말을 꺼냈다. 가배는 커피를 한자로 음차한 표현이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천하를 삼등분한 뒤, 결국에는 통일하는 계책을 세운 것처럼 커피 시장을 삼등분한 뒤 통일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다.
“에스프레소 하면 이탈리아, 핸드 드립 하면 일본을 떠올리는 것처럼 콜드브루 하면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도록 소닉더치가 앞장서겠습니다. 그 이후에 콜드브루로 전 세계 커피 시장을 통일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원두를 커피로 만들려면 물로 커피의 성분을 뽑아내는 추출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분쇄한 원두를 물과 함께 끓이는 단순한 방식부터, 고온고압의 물을 통과시키는 방식까지, 시대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다양한 추출법이 개발되어 활용돼 왔다. 차가운 물에 커피를 우리는 콜드브루도 그중 하나다.
2012년 무렵 ‘더치커피’라는 일본식 명칭으로 먼저 알려진 콜드브루는 이제 어느 카페를 봐도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쓴맛이 적고 부드러운 풍미를 지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덕분이다. 다만 콜드브루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짧게는 수십초, 길어도 수 분이면 끝나는 다른 추출법들과 달리 보통 10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실온에서 장시간 이뤄지는 추출 과정 탓에 세균이 번식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상준 소닉더치코리아 대표가 연구실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소닉더치코리아는 음파를 활용한 커피 머신으로 콜드브루의 이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한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소닉사운드웨이브 기술이 음파로 물에 정밀한 수직 파동을 일으키고, 이 파동이 커피에 마찰을 일으키면서 추출 시간을 앞당긴다. 원하는 농도에 따라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이면 콜드브루 커피가 완성된다. 이상준 소닉더치코리아 대표는 “소닉사운드웨이브로 30분만 추출해도 기존 방식으로 10시간 이상 추출한 커피만큼 진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상준 대표는 2009년 무렵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연수 사업인 ‘케이무브(K-MOVE)’의 중국 주재원으로 활동하며 청년들을 대상으로 유통, 마케팅, 경영 교육을 해왔다. 그러다 중국 커피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면서 커피 전문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1년 공단과 함께 커피 프랜차이즈 기획 마케팅 과정을 개설한 그는 중국에서 카페에 취업하거나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교육을 시작했다.
그렇게 커피 전문가로 교육 활동을 이어가던 이 대표가 직접 창업에 뛰어든 건 한 바리스타가 쓴 글을 읽으면서 떠올린 아이디어가 계기가 됐다.
“텀블러에 커피와 물을 넣고 손을 흔들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로도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는 글을 봤어요. 그걸 보고 손으로 흔드는 대신 자동으로 흔드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중 음악을 듣다가 스피커 위에 올려놓은 컵 안의 물이 비트에 따라 움직이는 걸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스피커 원리를 응용해 음파가 물에 정밀한 수직 진동을 일으킨다 / 출처=IT동아
스피커의 원리를 응용해 음파로 정밀 수직 진동을 일으켜 커피를 추출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그는 본격적인 창업에 나선다. 2015년 7월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의 지원을 통해 제품화를 위한 설계와 디자인을 진행하고, 연구 끝에 2017년 9월 첫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 관련 특허도 국내에서 7건, 미국과 중국에 1건, 일본에 2건씩 등록을 마쳤다.
현재는 최대 10L까지 추출되는 업소용 제품인 ‘슈퍼소닉-M’, 1L 용량의 가정·업소 겸용 ‘슈퍼소닉-S1’, 홈카페족을 겨냥한 500ml 용량 ‘슈퍼소닉-H’까지 세 가지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음파를 이용한다는 특성에 맞춰 블루투스 스피커도 내장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내리고, 마실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한 번에 최대 10L까지 추출이 가능한 업소용 제품인 '슈퍼소닉-M1' / 출처=소닉더치코리아
이상준 대표는 쓴맛이 강하고 향도 소실되는 데다 보관성도 나쁜 다른 추출법에 비해, 찬물을 쓰는 콜드브루에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커피의 향도, 입안에 남는 감촉(Mouthfeel)도 좋은 데다 원두의 특색도 다 살아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카페인도 에스프레소나, 기존 콜드브루 커피보다도 낮아 카페인 과다 섭취 염려 없이 커피의 향과 맛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여기에 유일한 단점이었던 추출 시간 문제를 해결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이상적인 추출법이라는 게 이상준 대표의 말이다. 그는 “차가운 물로도 빠른 시간 안에 추출이 되면 굳이 뜨거운 물을 쓸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소닉더치코리아의 제품은 현재 전국 2500여 개 카페에서 사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짧은 시간에 제대로 추출이 될까’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많았지만 일단 제품을 사용해 보고 커피 맛을 보고 나면 반응이 달라졌다. 맛도 맛이지만 카페 업주 입장에선 생산 효율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데다 치명적인 위생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워지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가정·업소 겸용 제품인 ‘슈퍼소닉-S1’ / 출처=소닉더치 코리아
소닉더치코리아는 현재 커피 원액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커피 머신 판매를 넘어서 커피 추출액을 직접 공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업체 납품 계약까지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5분 만에 1000L까지 커피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용 기기 개발도 이미 마쳤다.
이와 함께 자체 로스팅 설비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커피 머신은 대여 형태로 제공하고, 원두를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로스팅 및 원액 생산 설비를 모두 갖춘 뒤, 이를 기반으로 소닉 더치 자체 카페 프랜차이즈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이상준 대표는 밝혔다.
이상준 소닉더치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마지막으로 포부를 묻는 말에 이상준 대표는 ‘천하삼분가배지계’라는 말을 꺼냈다. 가배는 커피를 한자로 음차한 표현이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천하를 삼등분한 뒤, 결국에는 통일하는 계책을 세운 것처럼 커피 시장을 삼등분한 뒤 통일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다.
“에스프레소 하면 이탈리아, 핸드 드립 하면 일본을 떠올리는 것처럼 콜드브루 하면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도록 소닉더치가 앞장서겠습니다. 그 이후에 콜드브루로 전 세계 커피 시장을 통일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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