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네이버-카카오’, 서비스 축소-인력 감축 가속도

지민구 기자

입력 2023-07-31 03:00 수정 2023-07-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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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계열사들 희망퇴직 잇따라
노조 첫 집회 열고 고용안정 촉구
네이버TV, ‘나우’에 흡수통합 예정
지난달엔 ‘오피스’ 등 종료 밝혀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서비스 통합 및 중단과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특수’가 효과를 잃으며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경기 장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기업 간 거래(B2B) 부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7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31일까지 신청한 직원들에겐 퇴직금과 별도로 6개월 치 기본급과 이직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당초 카카오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옮기는 ‘공동체 이동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력 재배치에 초점을 맞췄지만 인력 감축으로 선회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로부터 13일 1000억 원의 자금을 빌릴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5일 1000억 원에 이은 두 번째 차입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보직을 맡고 있거나 경력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이직 지원금을 제공하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IT업계에선 사실상 희망퇴직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도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카카오의 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1∼3월) 7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 감소했다. 2분기(4∼6월) 영업이익도 평균 1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정도 떨어졌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는 지난달 1분기(1∼3월) 실적 발표 당시 “(계열사 전체적으로)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자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 유니언’은 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 앞에서 계열사 조합원을 포함해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2018년 10월 설립 후 첫 단체 행동이다. 노조는 집회를 통해 회사 측에 직원들의 고용 안정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네이버 역시 이용자가 감소했거나 성과가 부진한 서비스를 정리하는 등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동영상 중계 서비스인 ‘네이버TV’는 다른 콘텐츠 플랫폼인 ‘나우’에 3분기(7∼9월) 중 흡수 통합될 예정이다. 지난달엔 문서 작성 도구 ‘오피스’와 PC 백신 서비스를 각각 올해 11월 30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올해 3월엔 영화 정보 제공 페이지 ‘네이버 영화’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용자가 지속해서 감소하면서도 운영비는 증가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IT 기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 스타트업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2021년 쏘카로부터 인수한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VCNC(타다)를 2년 만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수십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부동산 플랫폼 운영사 직방도 4월부터 권고사직 등으로 인력을 감축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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