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과정 80%가 비전공자… “산악 가이드에서 IT기업 기획자로”

사지원 기자

입력 2023-07-19 03:00 수정 2023-07-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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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
인공지능-빅데이터-앱 개발 등 실무 위주로 최대 6개월간 교육
지난해 교육생 75% 취·창업 성공, ‘iOS 앱’ 과정은 문과 출신이 40%, 캠퍼스 9곳… 자치구 확대 예정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도 운영… 테슬라-퀄컴 등서 인턴 기회 제공


서울 청년취업사관학교 금천캠퍼스에서 디지털전환(DT) 과정 수료생들이 명찰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시가 2020년부터 운영 중인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취업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제공

산악 전문 트레킹 가이드로 일하던 김민아 씨(30)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여행업계 부진으로 일거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기획자로 이직했다. 정보기술(IT) 개발자, 디자이너 등과 협력해 새로운 IT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역할이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김 씨가 IT 전사로 변신한 것이다. 김 씨는 18일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동안 서울시의 ‘청년취업사관학교(SeSAC·새싹)’ 마포 캠퍼스에서 디지털전환(DT) 과정 수업을 들은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현직자들이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배워 회사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IT 취업 등용문 ‘청년취업사관학교’
서울시는 2020년부터 청년들에게 4차 산업혁명 분야 실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새싹’을 운영 중이다. 새싹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SW) 개발 분야와 서비스 기획 등 DT 과정이 있다. 각 지역 캠퍼스에서 3∼6개월 동안 교육이 진행된다. 영등포를 시작으로 금천·마포 등 캠퍼스 9곳이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모든 자치구에 캠퍼스를 하나씩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새싹 프로그램은 IT 업계 진출을 원하는 청년은 많지만, 정작 IT 기업들은 우수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현업에서 쓸 정도로 높은 수준의 디지털 실무 교육을 무료로 제공해 IT 인력시장의 미스매치를 완화하자는 취지다.

IT 비전공자도 취업이 가능하도록 양성하는 게 목표다. 실제로 가장 인기 있는 과정 중 하나인 ‘iOS 앱 개발자 데뷔 과정’ 수강자 중 비전공자는 80%, 문과 출신은 40%가량이다.

교육 중에는 기존 취업자들의 취업 노하우 전수 시간도 있다. iOS 앱 개발자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컨설팅 기업 메모리스의 김재경 책임은 “IT 기업 2∼3년 차 직원에 준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며 “선배 기수와의 소통 등 밀도 높은 교육이 진행되는 만큼 취업 성과도 좋다”고 말했다.

취업 실적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새싹 교육생(1154명) 중 75%가 취업 및 창업에 성공했다. 특히 2021년 iOS 앱 개발자 수업을 들은 1기 수료생 일부는 네이버, 왓챠, 중고나라 등 유명 IT 기업에 취업했다.

건국대 윤동열 경영학부 교수는 “(서울시가) 취업률이 낮은 비전공자도 신산업 분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교육생들의 원래 전공과 융합돼 높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정교한 프로그램을 짜면 좋겠다”고 말했다.

● 퀄컴·테슬라 등에서 ‘청년인턴’
서울시는 2021년부터 청년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형 청년인턴 직무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의 상시 채용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경력이 없어 취업 문턱을 넘기 힘들어진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퀄컴코리아, 테슬라코리아 등 유명 외국계 기업은 물론이고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등 국제기구와도 협업하며 인턴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들은 전문기관의 직무훈련(3개월)을 받은 후 인턴십(3개월)을 경험하게 된다. 직무훈련기관 멀티캠퍼스 최현동 그룹장은 “인턴 연계 전 비즈니스 영어 등 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직무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인턴 521명 중 262명(50.3%)은 수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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