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650조, SMR 시장 잡아라”… 민관합동 얼라이언스 떴다

변종국 기자

입력 2023-07-05 03:00 수정 2023-07-05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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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W급 원전 차세대 에너지원
안전-경제-유연성 모두 뛰어나
초대 회장사 SK㈜가 맡기로
이창양 “정책적지원 아끼지 않을것”





“새로운 에너지 패권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3일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소형모듈원전(SMR) 산업의 의미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SMR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안보 전쟁’의 첨병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 모두 갖춘 SMR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정부기관과 SK㈜, GS에너지,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등 31개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SMR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민관이 SMR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초대 회장사는 SK㈜가 맡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SMR이 가져올 변화에 민관이 함께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기업이 국민들이 신뢰할 사업 방안을 마련하면 정부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전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300MW(메가와트)급 이하 원전을 말한다. 모듈형으로 설계돼 건설이 쉽고, 대형원전 대비 절반 이하의 부지에도 건설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안전성과 경제성, 유연성 측면에서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력 생산뿐 아니라 수소 생산, 지역 난방, 신재생에너지 보완 등의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2035년 SMR 시장 규모가 650조 원에 이르고, 2050년엔 신규 원전의 50%가 SMR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러시아 등은 SMR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현재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70여 개 기업이 SMR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 앞서가는 미국… 한국도 독자 개발 착수
특히 미국은 SMR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EO)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들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면서 SMR 시장에 점차 발을 들여놓고 있는 단계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200억 원) 규모를 투자했다. HD한국조선해양도 같은 회사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와 테라파워에 각각 1억400만 달러,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삼성물산(7000만 달러)과 GS에너지(4000만 달러)도 뉴스케일에 투자해 추후 본격적인 산업화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도 활발하다. 미국은 원자력을 클린 에너지로 지정하고 부지 무상 제공과 각종 세금 혜택, 기술 개발 지원 등에 10조 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EU는 그린 택소노미(친환경 분류체계)에 원자력을 포함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수준의 정책 및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SMR 개발에 나섰고, 2021년부터는 ‘국가 5개년 개발 계획’에 따라 SMR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다소 늦었지만 한국 정부도 지난해 12월 독자적인 SMR 개발에 총 4000억 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2028년까지 6년간 SMR 개발에 착수하고, 2030년에는 수출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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