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은 게임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3-06-08 11:00 수정 2023-08-23 18:09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던 메타버스, 블록체인을 대신해, 인공지능(AI)이 이제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선두기업들 대부분이 AI를 새로운 주력 사업 모델로 채택했습니다. 사명을 아예 ‘메타’로 바꿀 만큼 메타버스에 진심을 보였던 메타(구 페이스북) 역시 AI를 투자 최우선 순위로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로 유명한 시프트업은 전 세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 개발에 참여했던 실리콘밸리 출신 AI 개발자, 김태훈 엔지니어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게임 개발에서 가장 많은 인원과 시간이 필요한 일러스트 분야에 AI를 적용하면,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개발자라도 몇 가지 키워드만 입력하면 수준급의 일러스트를 순식간에 그릴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외에도 AI 음성을 도입하면 성우가 직접 녹음하지 않아도, 감정을 담아 좀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음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수백 명을 동원해야 하는 밸런스 테스트도 AI가 혼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서 해외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동 번역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열풍과 AI 열풍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AI 열풍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부담스러운 VR 헤드셋(HMD) 착용 등 이전까지는 겪지 않았던 새로운 상황을 극복해야 새로운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AI는 기존의 콘텐츠를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사인 생산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있지만, 게임 이용자인 소비자는 기존에 경험했던 콘텐츠와 동일한, 혹은 더 나아진 콘텐츠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디모’라는 게임으로 유명한 대만 게임사인 레이아크는 AI 도입 후 모든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국한되지만, 향후 AI가 계속 발전하면 어떤 직업, 직종이 사라지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비용 절감 효과는 게임사 입장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점인 만큼, 결국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많은 인원이 투입돼야 하는 반복 작업은 AI가 대신하고, AI가 처리할 수 없는 영역, 즉 기획 및 창작 같은 분야는 그 중요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딥러닝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크래프톤. 출처 크래프톤
새로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게임업계도 AI 열풍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가 AI 관련 적극적인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미 전담팀을 꾸리고 실제 게임 개발에 적용하고 있는 기업도 많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로 유명한 시프트업은 전 세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 개발에 참여했던 실리콘밸리 출신 AI 개발자, 김태훈 엔지니어를 영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인공지능 그랜드 챌린지’ 3차 대회에서 우승한 엔씨소프트. 출처 엔씨소프트
게임업계는 왜 AI에 주목하는가
이처럼 많은 게임사가 AI에 주목하는 이유는 점점 높아지는 개발자 인건비와 개발 기간 증가로 인한 비용 부담을 AI가 획기적으로 줄여주리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처럼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AI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경험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 개발에서 가장 많은 인원과 시간이 필요한 일러스트 분야에 AI를 적용하면,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개발자라도 몇 가지 키워드만 입력하면 수준급의 일러스트를 순식간에 그릴 수 있습니다.
AI 일러스트로 캐릭터 원화 제작. 출처 게임동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화풍을 반복 학습시키면, 그와 동일한 화풍으로 캐릭터를 생성해주기 때문에, 대표 일러스트레이터의 화풍을 학습시켜 원화를 만들고, 이후 리터칭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면 같은 시간에 몇 배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외에도 AI 음성을 도입하면 성우가 직접 녹음하지 않아도, 감정을 담아 좀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음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수백 명을 동원해야 하는 밸런스 테스트도 AI가 혼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서 해외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동 번역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리니지W에서 적용된 AI 자동 번역 기술. 출처 엔씨소프트
게임사 입장에서 보면, 기존보다 적은 인원으로도 더 빠르게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같은 비용으로 훨씬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됩니다. 이는 영업이익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도 되죠. 최근 AAA급 게임의 경우 인건비와 개발기간 증가로 인해 개발비가 1000억 원이 넘어가기도 하니 실패하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도 있는데, AI 도입으로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실패 부담감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메타버스 열풍과 AI 열풍은 무엇이 다른가
물론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반짝했다가 갑작스럽게 잠잠해진 메타버스 열풍을 보면 AI 열풍 역시 머지않아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열풍과 AI 열풍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AI 열풍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부담스러운 VR 헤드셋(HMD) 착용 등 이전까지는 겪지 않았던 새로운 상황을 극복해야 새로운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AI는 기존의 콘텐츠를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하는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사인 생산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있지만, 게임 이용자인 소비자는 기존에 경험했던 콘텐츠와 동일한, 혹은 더 나아진 콘텐츠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AI의 문제점은 없을까
아무리 좋아도 AI가 아무런 문제 없는 만능열쇠는 아닙니다. 기존의 결과물을 보고 반복학습을 해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라, 창작성에서는 한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산업혁명 때 노동자들이 기계화를 거부한 ‘러다이트’ 운동처럼, AI로 인해 직업/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실제로, ‘디모’라는 게임으로 유명한 대만 게임사인 레이아크는 AI 도입 후 모든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국한되지만, 향후 AI가 계속 발전하면 어떤 직업, 직종이 사라지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그림을 따라한 AI를 보고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는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출처 김형태 트위터
또한, AI 일러스트로 유명 작가의 화풍을 (동의/허락 없이) 훔쳐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다 보니 저작권 논란도 커지고 있으며, AI가 점점 발전할수록 AI를 상대로 한 과몰입, 성적 대상화 등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도 발생하리라 예측되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비용 절감 효과는 게임사 입장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점인 만큼, 결국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많은 인원이 투입돼야 하는 반복 작업은 AI가 대신하고, AI가 처리할 수 없는 영역, 즉 기획 및 창작 같은 분야는 그 중요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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