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현의 신간3책] 마이크로트렌드X / 데이터 자본주의 / 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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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7-30 19:11 수정 2018-07-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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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설렘의 달이다. 곧 다가 올 휴가철을 기대하며, 이런저런 계획으로 행복하기만 하다. 그런데 올해는 그 설렘을 누리기도 전에 급습한 폭염으로 유난히 고통스럽다. 연일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 앞에 몸과 마음이 속수무책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요즘이다.

역시 대자연 앞에 인간은 한낱 작은 존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염으로 올 여름 휴가 풍경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오르는 태양을 피해 야외로 나가는 대신, 문을 걸어 잠그고 에어컨이 있는 실내를 택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어느 때보다 독서하기 좋은 환경이다. 모처럼 생긴 여유에 편안한 의자에 기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좋은 책을 읽는다면 그 곳이 바로 무릉도원이요, 최고의 바캉스가 아니겠는가! 숨가쁘게 달려오던 몸과 마음을 잠시 멈추고, 깊은 숨과 함께 호흡을 가다듬어보자. 지친 자신을 달래고 앞으로 맞이할 시대적 변화를 짚어보며 다시 한번 도약할 준비를 해보자. 피로뿐 아니라 막연한 불안감까지 해소하는 의미 있는 휴가를 보내길, 새로 충만한 에너지로 부디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

마이크로트렌트X / 데이터 자본주의 / 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출처=IT동아)


◆ 마이크로트렌드X(마크펜,메러디스 파인만/더퀘스트)

'마이크로트렌드'란 표면적으로 흐르는 거대한 기류가 아니라, 작은 집단들 속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변화에서 포착되는 의미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마이크로트렌드>의 저자 마크 펜이다.

그가 더 촘촘해진 분석을 가지고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저자는 서두에서 새롭게 생겨나고 서로 교차하며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숱한 기류를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6개의 큰 주제를 기반으로, 50개의 신종 마이크로트렌드를 다룬다. 미국 사회를 기준으로 하지만,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오늘날 한국의 독자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지금 시대는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에 자칫하다간 현상에 가려 변화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 저자는 지금 세상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일어나는 변화가 서로 대립하는 기류들이 부딪혀 일어나는 권력 이동의 산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다. 그러나 혼돈이야말로 미래를 선도할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번 여름 휴가철 독서와 함께 선경지명을 가져보자!


◆ 데이터 자본주의(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토마스 람게/21세기북스)

자본주의에서 의사결정의 척도는 단연 '가격'이다. 우리는 상품에 대한 무수한 정보를 가격이라는 지름길을 통해 단순화한다. 그런데 지금, 오랫동안 시장경제를 장악하고 있던 화폐가 흔들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와 토마스 람게는, 화폐 기반의 자본주의가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풍부한 데이터가 적은 비용으로 광범위하면서도 빠르게 시장에 유통될 것이며, 나아가 머신 러닝, 첨단 매칭 알고리듬과 결합하여 시장에서 최적의 거래 상대를 찾아낼 수 있는 적응형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면 시장경제는 어떻게 달라질까?

그동안 소수의 전유물로 여겼던 정보가 다수의 접근이 가능해 짐으로써, 시장 참여자 간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보장되어 권력의 분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에도 여전히 부의 집중화 현상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저자는 기본소득 등의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사례와 경제용어를 들어 설명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이미 데이터가 우리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외면하기에는 읽어볼 가치가 너무도 다분한 책이기도 하다.


◆ 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한성희/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어느 때보다 희망이 없는 불안 속에서 좌충우돌하고 있는 '겉만 어른'인, 덜컥 다가온 인생의 중반이라는 무게감과 부담감에 힘겨워 하고 있는 지금의 '3040세대'들을 위한 심리에세이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자신 또한 서른 후반에 인생의 크고 작은 고민들로 혹독한 성장통을 겪었던 한성희 박사가 현실의 삶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수많은 상담사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나눈다. 저자는 누구나 인생의 중반쯤에서 겪게 되는 자괴감과 우울감, 나이듦을 온몸으로 자각하며 마주하는 심리적인 고통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설명한다.

다만 그것들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신과 인생에 대한 환상이 벗겨지는 서른 중반 이후는 인생에서 새로운 삶의 단계로 이동할 시기라고 말하며, 이때는 내면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발견하며 내적인 성장을 해나가야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일상의 무의미'에서 의미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로 삶의 비범함이라고 전하며, 삶에 꼭 필요한 핵심과 본질이 보이는 인생의 중반이야말로 '진짜 자존감'을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조언한다. 다시 자신을 채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출처=IT동아)
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비(非)독자를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도서 큐레이터. 수년 간 기획하고 준비한 북클럽을 오프라인 서점 '최인아책방'과 함께 운영하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한 달에 한 권, 수 많은 신간 중 놓쳐서는 안될 양질의 책을 추천하고 있다. 도서 큐레이터가 세심하게 고른 한 권의 책을 받아보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항상 열려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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