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 2018]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를 4차산업혁명과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
동아닷컴
입력 2018-07-19 13:53 수정 2018-07-19 13:59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대규모 행사에 참석했다. 이 지사는 ‘글로벌 개발자 포험 2018(Global Developers Forum, 이하 GDF 2018)’에 참석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경기도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경기도에 소재한 기술, 콘텐츠 스타트업의 대표들을 만나 청년 창업과 실업률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GDF 2018은 경기도가 주최하는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관련 행사로, VR/AR 관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다. VR 퍼블릭과 VR 커머스, VR 컨버전스, VR e스포츠 등을 주제로 관련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에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4차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들어오고 있다. 이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4차산업혁명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경기도를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와 함께 미래 산업을 육성하고 쳥년들이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경기도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과 함께 이 지사는 GDF 2018에 출품된 다양한 VR 콘텐츠를 직접 경험했다. 우석현 자연사 박물관(백악기 공룡), 전곡 선사 박물관(인류사) 등 다양한 박물관에 보관 중인 자료를 VR로 변환한 교육 콘텐츠를 체험하고 높이 평가했다.
이후 차량공유 서비스 벅시의 박우현 대표, VR/AR 콘텐ㅊ 기업인 맘모식스의 유철호 대표, 게임개발사인 키위웍스의 장수영 대표 등 경기도 관내의 콘텐츠(VR/AR, 게임), 기술 스타트업의 대표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다음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 지사의 1문 1답이다.
Q. 많은 스타트업의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지적재산권이나 특허를 더 큰 기업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가?
이 지사. 개인이나 스타트업이 특허를 지키는 것은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차원에서 특허관리기관(이른바 특허은행)을 만들어 스타트업들의 기술과 콘텐츠 관련 특허를 지켜주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Q.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길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에서 어떤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인가?
이 지사. 경기도의 귀는 늘 열려있다. 창업 지원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서 우리에게 알려달라. 이러한 아이디어를 경기도가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
Q. 스타트업들이 지자체에게 사업에 관한 제안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
이 지사. 행정기관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추진하는 일이 실패하면 그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 검증된 사업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다. 민간에서 검증된 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이 관과 소통하는 방법에 관해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 방법에 대해 쉽게 답하기는 어렵다.
Q. 많은 스타트업이 규제 또는 기존 사업자와 충돌 때문에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이 지사.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이 자신의 정당한 몫을 얻을 수있도록 하기 위해 규제는 있어야 한다. 자유 또는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방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규제에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가 있다. 좋은 규제는 강화해야 하고, 나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
차량공유를 활용해 운송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존 이해 관계자들의 반대가 문제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에만 쓰이고 평소에는 쓰이지 않는 차가 많다. 쓰이지 않는 시간에 다른 이들이 쓸 수 있도록 공유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를 허용하게 되면 기존 운송 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기존 운송 업체들은 이러한 손해를 막기 위한 힘과 행동력까지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자원과 기회가 유용하게 쓰여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익 때문에 전체 사회의 이익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설령 욕을 먹더라도 행정기관이 나서서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솔직히 말해, 규제 해소는 중앙 정부의 권한인 경우가 많다. 지방 정부는 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경기도 차원에서라도 규제 완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Q. 경기도의 지원으로 2년 동안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한 스타트업이 경기도에 뿌리를 내리려하는 것에는 지원이 부족한 듯하다.
이 지사. 사무실을 임대해 정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경기도가 보유한 재원과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 능력 내에서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공평함이랴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다. 2년 동안 지원을 받은 것만으로도 큰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과도하게 이익을 얻는 것은 옳지 않다. 2년이라는 지원 기간 동안 최대한 성과를 내서 새 사무실을 얻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은 점점 늘려나갈 것이다.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을 많이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콘텐츠와 기술 융합 분야를 집중 지원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 경기도에게 많은 지원을 받았다. 이점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혜택이 다른 기업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현재 대부분의 정부 지원은 얼리 스테이지 기업(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짜여있다. 10~20인 정도의 직원을 보유한 중견 스타트업(성장 기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
이 지사. 현재 58개의 스타트업을 판교에 유치해 육성하고 있다. 내년에는 성장 기업을 위한 지원 센터를 판교에 추가로 열 계획이다. 당장 성장 기업에게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간, 재정,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Q. 예전에는 성남에 둥지를 틀고 있어서 성남시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광교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관련 지원이 끊겼다. 사무실을 이전했다고 지원이 끊기는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
이 지사. 그 부분은 어렵다. 지방 정부는 통일된 하나의 정부가 아니다. 경기도만 해도 31개의 시군이 있고, 그 안에 독자적인 주권자(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성남 시민이 결정한 것을 수원 시민에게 강요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경기도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는 것 뿐이다.
Q. 고급 인력들이 스타트업 대신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고급 인력들이 스타트업을 선호할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에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이 지사. 그 부분은 대통령도 하기 힘든 정책이다(웃음). 스타트업에 입사한 우수 인력들에게 한달에 200만 원씩 1년 동안 지원해준다고 치자. 1년이 지나면 바로 떠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복무를 대신해 스타트업에 입사해 근무한다는 과격한 정책도 구상해봤다. 모두 근본적인 해결법은 되지 못한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자본의 논리를 따라야 한다. 정부의 지원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해결법은 한 가지뿐이다. 성공에 대한 확신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성공에 대한 확신만 있으면 오지말라고 해도 우수인력들이 스타트업에 올 것이다.
Q. 과거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에 해외에 특허를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현재는 사라졌다. 경기도 차원에서 이러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은 없는가?
이 지사.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을 개인이 만들어낸 성과를 다른 이에게 뺏기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남의 것을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내가 규칙을 지켜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이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업무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허관리기관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Q. 창업 지원 정책이 너무 청년 위주로만 짜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년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은 없는가?
이 지사. 장년 창업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청년 창업 지원이 더 많은 것뿐이다. 도전은 피가 끓는 청년들의 몫이다. 장년층은 신중해지고 도전 정신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본인도 산전수전 다겪다보니 많이 신중해졌다.
물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존 대기업들이 많은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고목이 되었다. 고목 자체는 유용하지만, 고목의 그림자 밑에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 대한민국은 역동적인 사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풀, 관목도 자라고, 고목에 새싹이 나길 바란다. 생태계라는 것은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순환을 의미한다. 기업 환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업에 계속 태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나서서 창업 지원을 적극적으료 해야 한다.
과거 성남 시장이던 시절 청년들이 취업이나 창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적 있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돈을 주면 그들이 게을러질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서 묻겠다. 당신들은 300만 원을 받으면 게을리지는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려는 청년, 창업 지원프로그램의 핵심은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누구나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 있는 세상,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분들도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창업에 나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VR 콘텐츠에 관한 설명을 듣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출처=IT동아)
GDF 2018은 경기도가 주최하는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관련 행사로, VR/AR 관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다. VR 퍼블릭과 VR 커머스, VR 컨버전스, VR e스포츠 등을 주제로 관련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에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4차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들어오고 있다. 이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4차산업혁명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경기도를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와 함께 미래 산업을 육성하고 쳥년들이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경기도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과 함께 이 지사는 GDF 2018에 출품된 다양한 VR 콘텐츠를 직접 경험했다. 우석현 자연사 박물관(백악기 공룡), 전곡 선사 박물관(인류사) 등 다양한 박물관에 보관 중인 자료를 VR로 변환한 교육 콘텐츠를 체험하고 높이 평가했다.
<VR 콘텐츠를 체험 중인 이 도지사의 모습>(출처=IT동아)
이후 차량공유 서비스 벅시의 박우현 대표, VR/AR 콘텐ㅊ 기업인 맘모식스의 유철호 대표, 게임개발사인 키위웍스의 장수영 대표 등 경기도 관내의 콘텐츠(VR/AR, 게임), 기술 스타트업의 대표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다음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 지사의 1문 1답이다.
Q. 많은 스타트업의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지적재산권이나 특허를 더 큰 기업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가?
이 지사. 개인이나 스타트업이 특허를 지키는 것은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차원에서 특허관리기관(이른바 특허은행)을 만들어 스타트업들의 기술과 콘텐츠 관련 특허를 지켜주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Q.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길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에서 어떤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인가?
이 지사. 경기도의 귀는 늘 열려있다. 창업 지원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서 우리에게 알려달라. 이러한 아이디어를 경기도가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
Q. 스타트업들이 지자체에게 사업에 관한 제안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
이 지사. 행정기관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추진하는 일이 실패하면 그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 검증된 사업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다. 민간에서 검증된 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이 관과 소통하는 방법에 관해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 방법에 대해 쉽게 답하기는 어렵다.
<스타트업 지원 방안에 관한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 도지사의 1문 1답>(출처=IT동아)
Q. 많은 스타트업이 규제 또는 기존 사업자와 충돌 때문에 신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이 지사.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이 자신의 정당한 몫을 얻을 수있도록 하기 위해 규제는 있어야 한다. 자유 또는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방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규제에는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가 있다. 좋은 규제는 강화해야 하고, 나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
차량공유를 활용해 운송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존 이해 관계자들의 반대가 문제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에만 쓰이고 평소에는 쓰이지 않는 차가 많다. 쓰이지 않는 시간에 다른 이들이 쓸 수 있도록 공유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를 허용하게 되면 기존 운송 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기존 운송 업체들은 이러한 손해를 막기 위한 힘과 행동력까지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자원과 기회가 유용하게 쓰여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익 때문에 전체 사회의 이익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설령 욕을 먹더라도 행정기관이 나서서 해결해야하는 문제다.
솔직히 말해, 규제 해소는 중앙 정부의 권한인 경우가 많다. 지방 정부는 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경기도 차원에서라도 규제 완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Q. 경기도의 지원으로 2년 동안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한 스타트업이 경기도에 뿌리를 내리려하는 것에는 지원이 부족한 듯하다.
이 지사. 사무실을 임대해 정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경기도가 보유한 재원과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 능력 내에서 최대한 많은 스타트업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공평함이랴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다. 2년 동안 지원을 받은 것만으로도 큰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과도하게 이익을 얻는 것은 옳지 않다. 2년이라는 지원 기간 동안 최대한 성과를 내서 새 사무실을 얻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은 점점 늘려나갈 것이다.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을 많이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콘텐츠와 기술 융합 분야를 집중 지원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서 경기도에게 많은 지원을 받았다. 이점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혜택이 다른 기업들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현재 대부분의 정부 지원은 얼리 스테이지 기업(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짜여있다. 10~20인 정도의 직원을 보유한 중견 스타트업(성장 기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다.
이 지사. 현재 58개의 스타트업을 판교에 유치해 육성하고 있다. 내년에는 성장 기업을 위한 지원 센터를 판교에 추가로 열 계획이다. 당장 성장 기업에게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공간, 재정,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Q. 예전에는 성남에 둥지를 틀고 있어서 성남시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광교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관련 지원이 끊겼다. 사무실을 이전했다고 지원이 끊기는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
이 지사. 그 부분은 어렵다. 지방 정부는 통일된 하나의 정부가 아니다. 경기도만 해도 31개의 시군이 있고, 그 안에 독자적인 주권자(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성남 시민이 결정한 것을 수원 시민에게 강요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경기도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는 것 뿐이다.
Q. 고급 인력들이 스타트업 대신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고급 인력들이 스타트업을 선호할 수 있도록 경기도 차원에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이 지사. 그 부분은 대통령도 하기 힘든 정책이다(웃음). 스타트업에 입사한 우수 인력들에게 한달에 200만 원씩 1년 동안 지원해준다고 치자. 1년이 지나면 바로 떠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복무를 대신해 스타트업에 입사해 근무한다는 과격한 정책도 구상해봤다. 모두 근본적인 해결법은 되지 못한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자본의 논리를 따라야 한다. 정부의 지원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해결법은 한 가지뿐이다. 성공에 대한 확신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성공에 대한 확신만 있으면 오지말라고 해도 우수인력들이 스타트업에 올 것이다.
축사를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출처=IT동아)
Q. 과거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에 해외에 특허를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현재는 사라졌다. 경기도 차원에서 이러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은 없는가?
이 지사.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을 개인이 만들어낸 성과를 다른 이에게 뺏기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남의 것을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내가 규칙을 지켜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이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업무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허관리기관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Q. 창업 지원 정책이 너무 청년 위주로만 짜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년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은 없는가?
이 지사. 장년 창업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청년 창업 지원이 더 많은 것뿐이다. 도전은 피가 끓는 청년들의 몫이다. 장년층은 신중해지고 도전 정신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본인도 산전수전 다겪다보니 많이 신중해졌다.
물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존 대기업들이 많은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고목이 되었다. 고목 자체는 유용하지만, 고목의 그림자 밑에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 대한민국은 역동적인 사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풀, 관목도 자라고, 고목에 새싹이 나길 바란다. 생태계라는 것은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순환을 의미한다. 기업 환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업에 계속 태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나서서 창업 지원을 적극적으료 해야 한다.
과거 성남 시장이던 시절 청년들이 취업이나 창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적 있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돈을 주면 그들이 게을러질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서 묻겠다. 당신들은 300만 원을 받으면 게을리지는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려는 청년, 창업 지원프로그램의 핵심은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누구나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 있는 세상,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분들도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창업에 나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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