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아마존 손잡고 웹오피스 세계화”
신무경 기자
입력 2018-07-11 03:00 수정 2018-07-11 03:00
한글과컴퓨터그룹 김상철 회장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65)의 야심은 끝이 없어 보였다. 토종 오피스 소프트웨어(SW)인 ‘한컴오피스’로 MS와 경쟁하겠다는 게 얼핏 과욕같이 들렸지만 그의 자신감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김 회장은 2010년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 이래 한컴오피스를 글로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위해서는 PC에서 스마트폰,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까지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라인업’을 갖춰야 하는데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워크독스웹오피스를 내놓으면서 MS와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웹오피스는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다수의 이용자가 문서를 편집, 저장할 수 있는 문서 작성 서비스로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다.
김 회장은 “아마존이 우리와 손잡은 것은 MS와 경쟁할 만한 글로벌 기술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있는 아마존과 1년 반가량 공동 개발을 하면서 난제였던 웹오피스 세계화에 이르게 됐다”면서 “한글과컴퓨터의 오피스 기술력과 아마존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만나면 아직까지 절대 강자가 없는 글로벌 웹오피스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글과컴퓨터는 1989년부터 한컴오피스(구 아래아한글)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왔다. 현재 국내 PC용 오피스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인 삼성·LG전자의 단말기에 한컴오피스 앱을 탑재해 전 세계 5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오피스 시장의 다양화와 함께 지역적으로도 중국, 러시아, 중동 등 반미 정서가 있는 국가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SW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그는 “앞으로 로봇은 음성으로 명령받고 행동하게 될 것이므로 핵심 기능은 단연 언어와 문자”라면서 “이 같은 SW는 한글과컴퓨터가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한글과컴퓨터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가격 수준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글과컴퓨터는 동시통역이 가능한 헤드셋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외부에서 들리는 노이즈를 걸러내는 기술이 가장 까다로운데 4∼5년이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언어 장벽이 깨지면 관광을 비롯한 제반 산업들에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한글과컴퓨터 인수 후에도 자동차·항공·로봇 등에 필요한 SW를 개발하는 ‘한컴MDS’, 소방장비제조업체 ‘산청’, 포렌식업체 ‘한컴지엠디’ 등을 인수해 인수합병(M&A)의 대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M&A 노하우는 무엇일까. 그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회사의 히스토리와 건전성에 집중해 M&A를 검토한다”면서 “다만 그룹의 정책과 비전을 공유하기에 한계가 있어 외국 기업 인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과의 SW 기술 교류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남북이 함께 사용할 만한 문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현재 자체 개발한 오피스와 MS의 오피스를 쓰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SW 기술 간 거리를 좁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분위기를 살려 ‘북한 해커’를 초청하는 큰 행사를 도모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이 후원하는 세계 최대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에 북한 선수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것. 그는 “실제 북한 주소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과거 예선전에 참여한 바 있어 공식적으로 초청하면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드게이트는 연례행사로 내년 4월에 12번째 대회가 열린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5일 경기 성남 분당구 대왕판교로 한글과컴퓨터그룹 본사에서 김상철 회장이 계열사 로고를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다. 2010년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 이래 10여 개의 크고 작은 계열사를 인수해 ‘M&A 전문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데스크톱,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로 다진 기술력을 발판 삼아 이제는 웹오피스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겨뤄보겠습니다.”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65)의 야심은 끝이 없어 보였다. 토종 오피스 소프트웨어(SW)인 ‘한컴오피스’로 MS와 경쟁하겠다는 게 얼핏 과욕같이 들렸지만 그의 자신감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김 회장은 2010년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한 이래 한컴오피스를 글로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위해서는 PC에서 스마트폰,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까지 문서 작성 프로그램의 ‘라인업’을 갖춰야 하는데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워크독스웹오피스를 내놓으면서 MS와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웹오피스는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다수의 이용자가 문서를 편집, 저장할 수 있는 문서 작성 서비스로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다.
김 회장은 “아마존이 우리와 손잡은 것은 MS와 경쟁할 만한 글로벌 기술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있는 아마존과 1년 반가량 공동 개발을 하면서 난제였던 웹오피스 세계화에 이르게 됐다”면서 “한글과컴퓨터의 오피스 기술력과 아마존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만나면 아직까지 절대 강자가 없는 글로벌 웹오피스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글과컴퓨터는 1989년부터 한컴오피스(구 아래아한글)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왔다. 현재 국내 PC용 오피스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인 삼성·LG전자의 단말기에 한컴오피스 앱을 탑재해 전 세계 5억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오피스 시장의 다양화와 함께 지역적으로도 중국, 러시아, 중동 등 반미 정서가 있는 국가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SW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그는 “앞으로 로봇은 음성으로 명령받고 행동하게 될 것이므로 핵심 기능은 단연 언어와 문자”라면서 “이 같은 SW는 한글과컴퓨터가 가장 잘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한글과컴퓨터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가격 수준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글과컴퓨터는 동시통역이 가능한 헤드셋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외부에서 들리는 노이즈를 걸러내는 기술이 가장 까다로운데 4∼5년이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언어 장벽이 깨지면 관광을 비롯한 제반 산업들에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한글과컴퓨터 인수 후에도 자동차·항공·로봇 등에 필요한 SW를 개발하는 ‘한컴MDS’, 소방장비제조업체 ‘산청’, 포렌식업체 ‘한컴지엠디’ 등을 인수해 인수합병(M&A)의 대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M&A 노하우는 무엇일까. 그는 “비싸게 주고 사더라도 회사의 히스토리와 건전성에 집중해 M&A를 검토한다”면서 “다만 그룹의 정책과 비전을 공유하기에 한계가 있어 외국 기업 인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과의 SW 기술 교류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남북이 함께 사용할 만한 문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현재 자체 개발한 오피스와 MS의 오피스를 쓰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SW 기술 간 거리를 좁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분위기를 살려 ‘북한 해커’를 초청하는 큰 행사를 도모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이 후원하는 세계 최대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에 북한 선수들을 초대하고 싶다는 것. 그는 “실제 북한 주소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과거 예선전에 참여한 바 있어 공식적으로 초청하면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드게이트는 연례행사로 내년 4월에 12번째 대회가 열린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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