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와 블록체인의 만남, 어디까지 왔니?
동아닷컴
입력 2018-07-09 20:35 수정 2018-07-09 20:40
2018 토큰스카이 도쿄 행사장 내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출처=IT동아)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기술 중 하나가 블록체인이 아닐까 싶다. 채굴과 함께 부수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기대치는 다소 낮아졌지만 특유의 기술적 가치와 가능성으로 인해 블록체인은 여러 기업(혹은 단체)이 탐내는 것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적용 대상의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
7월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2018 토큰스카이 도쿄(Tokensky Tokyo)'만 봐도 여러 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콘텐츠 대국 일본이니 만큼, 이 분야에 기술을 접목하는 곳이 제법 존재했다. 게임 뿐 아니라, 마니아 층을 공략하기 위한 그들의 움직임은 신기하게 느껴졌을 정도.
콘텐츠와 블록체인 기술의 만남, 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다소 거리가 느껴진다. 과연 어떤 구조일까? 2018 토큰스카이 도쿄에서 만난 콘텐츠 블록체인 기업들을 확인해 봤다.
디지털 콘텐츠를 사고 팔기 위한 '아소비코인'
새로운 디지털 중고 거래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최고경영자.(출처=IT동아)
지금껏 디지털 콘텐츠는 구매와 함께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내부에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능이 있어 복제를 최대한 막고 있지만 모두 막는데는 한게가 있다. 아소비모는 이 콘텐츠들을 블록체인에 연계하면 불법 복제를 막을 수 있으며, 저작권과 소유의 개념이 명확해지므로 얼마든지 이 콘텐츠들도 2차 거래(사용자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냥 사용자끼리 거래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가 이뤄지면 콘텐츠의 저작권자와 유통사도 수익을 얻는다. 모두가 윈-윈하는 거래인 셈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소비모의 전략 중 하나다. 본격적인 콘텐츠 유통을 위해 일본 내 콘텐츠 개발사인 드림링크 엔터테인먼트(DLE)와 손을 잡기도 했다.
아소비모는 3억 개의 아소비코인을 발행할 예정이다. 1개의 코인에 0.5달러니까 실제로는 1억 5,000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는 셈이다. 총 발행되는 아소비코인(ABX)은 3억이다. 사업 진행을 위한 최소한의 거래 규모를 뜻하는 소프트캡은 1,000만 달러(2,000만 ABX)다.
블록체인은 게임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아소비모 또한 이를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종적으로 서버가 필요 없는 dApps(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기반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아소비코인이 게임 내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쓰이고, 향후 도입 예정인 아소비마켓에 동참하는 기업의 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코스플레이어와 함께하는 공유경제 '코스플레이 토큰'
코스튬플레이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코스플레이 토큰.(출처=IT동아)
이름에서 알 수 있겠지만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착용한 복장을 입어 마치 콘텐츠 내 캐릭터와 동화되는 코스튬플레이에 기반한 암호화폐다. 각 국가에서 활동하는 유명 코스튬플레이어가 있을 정도로 시장은 큰 편이다. 우리나라도 게임이나 애니메이션(만화) 등을 중심으로 적극 활용하는 분야이며, 실제 많은 팬을 거느린 코스튬플레이어도 있다.
코스플레이 토큰은 큐어 월드에서 제안한 것으로 전 세게 코스튬플레이어와 팬을 하나로 묶어주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기본적으로 사진 공유 기반의 소셜 플랫폼이고 사용자가 토큰을 구매해 커뮤니티 활동이나 사진을 구매하면 이를 2차 창작자에게 배분해 다음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의 규모는 10억 COT다. 1 COT는 0.00008 이더리움(ETH)이니 운용되는 COT를 이더리움으로 환산하면 8만 ETH에 달한다. 이 중 판매는 절반 규모로 이뤄지며 소프트캡(사업 진행을 위한 최소 액수) 역시 5억 COT다.
코스튬플레이어가 직접 코인을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 COT를 사용하고 이를 고정 지급준비율을 적용해 자체 코인을 변환 생성하게 된다. 초기 가격은 낮겠지만 유통량이 많아지면 가치는 상승한다.
큐어 월드는 전체 토큰의 50%는 판매하고 20%는 파트너와 거래소에, 15%는 투자자와 팀, 13%는 유동성 대응 및 운영에 쓴다. 나머지(2%)는 가입 지급과 활동 보상 등에 쓸 예정. 이 외에 12개 국가 언어로 서비스하고 약 650만 장 가량의 고화질 이미지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커뮤니티 활동 및 콘텐츠(사진 혹은 영상)를 유통해 토큰을 순환시키는 구조인데, 실제 코스튬플레이어가 활동할 때의 비용을 토큰이 어떻게 해결해주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 같다. 다른 동종 업계가 이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여부도 지켜봐야 할 부분.
2차 창작자 지원을 위한 '엑스칼리버 코인'
창작자와 팬을 묶어주기 위한 엑스칼리버 코인.(출처=IT동아)
여러 이름으로 유추했을 때,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페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듯 하다. 기본적으로는 창작자가 그림이나 영상 등을 제작해 플랫폼에 등록하고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 유통하고 이를 자체 코인(EXC)으로 거래하는 방식을 취한다. 라운드테이블 내에서도 코인을 활용해 창작자와 팬이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하도록 만들었다. 앱은 안드로이드, 애플 iOS, PC용 웹 브라우저 등 대응 플랫폼이 다양하다.
COT가 코스튬플레이어를 위한 암호화폐라면 EXC는 창작자와 이들을 위한 팬을 묶어주는 암호화폐로 쓰이는 구성이다. 하지만 발행 규모가 방대(650억~1조 EXC)한데다 구체적인 플랫폼 구현이 되어 있는 상태(라운드테이블만 일부 구현)가 아니어서 향후 활동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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