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속에 ‘양자컴퓨터의 미래’ 있다

동아일보

입력 2018-07-09 03:00 수정 2018-07-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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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의 규칙적 구조 깬 뒤 전자 등 입자 넣어 양자 계산

미국과 영국 연구팀이 다이아몬드 속 불순물을 이용해 미래의 컴퓨터인 양자컴퓨터에 활용할 정보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브렌던 로즈 미국 프린스턴대 전기공학과 연구원팀은 인공 다이아몬드 내부에 인위적으로 실리콘 성분을 넣어 다이아몬드 특유의 규칙적인 구조를 깬 뒤, 그 틈 안에 전자 등 입자를 넣어 양자계산 및 메모리에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5일자에 발표됐다.

다이아몬드는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탄소가 규칙적인 3차원 구조를 이룰 때 탄생한다. 결점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내부에 질소 등 불순물이 간혹 끼어들면서 원자 크기의 보이지 않는 작은 결점을 조금씩 갖고 있다. 이 결점은 마치 얼음 속 기포처럼 다이아몬드 내부에 빈 공간을 만들어낸다.

양자컴퓨터 연구자들은 이 결점 속 빈 공간이 주변에 있는 일종의 ‘잡음’이 차단된 고립된 공간이라는 데 주목했다. 고립된 공간은 양자컴퓨터에서 정보처리 단위(큐비트)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조건이다. 많은 연구자가 이 질소 결점에 전자를 가두고, 전자의 양자역학적 성질(스핀)을 조절해 양자컴퓨터에 활용하고자 연구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내부에서 발생하는 빛의 파장을 통제하기 어려워 정보가 교란되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인공 다이아몬드를 만들면서 내부에 질소 결점 대신 실리콘 원자 결점을 넣어 성능을 개선했다. 실험 결과 실리콘 결점 속에 넣은 전자는 양자정보(스핀)를 기존 질소 결점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빛 방출에 의한 방해도 적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원자 하나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 처리하는 양자메모리를 만들 때 특히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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