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영의 웰컴투오디오] 3. 내게 맞는 기기 찾기 (1)
동아닷컴
입력 2018-07-04 13:52 수정 2018-07-04 13:57
1. '좋은 음질'이란 과연 무엇인가 - http://it.donga.com/27810/
2. 나를 위한 음악듣기 환경 조성하기 - http://it.donga.com/27843/
나만의 지표를 확인하자
지난 연재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듣기 패턴과 필요한 환경을 파악했고 좋아하는 장르도 뚜렷하게 확인했다면 이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자신에게 꼭 맞는 옷, 음식 등을 찾아내 구입할 때와 똑같은 원리로, 음향기기 또한 자신을 위한 기준 혹은 지표(레퍼런스, reference)가 되는 지점이 필요하다. 음향기기가 다른 부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음악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그 또한 자신의 취향을 근거한 지표 음악까지 더한 이원적(기기 + 음악)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소위 '레퍼런스 시스템'이라 하면 곧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을 연상하는데, 이는 좁은 의미의 레퍼런스 시스템(녹음된 상태 그대로를 재생하는 절대적 품질)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레퍼런스 기기와 음원이란,
1)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이며,
2) 오랜 동안 들어와서 익숙하거나,
3)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자신만이 좋아하는 소리를 내는 시스템과 음악을 말한다.
우선 이것을 확보해야 그 다음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전진하면 얼마 못가서 다음과 같은 고충과 마주친다. '자꾸 좀더 비싼 기기를 사들이거나 아예 음악듣기를 포기하거나'. 자신이 듣고 있는 소리가 좋은 건지 아닌 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 때문이다.
음악듣기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부지불식간에 각자의 기준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처음 들었던 사운드의 영향이 크다. 영국 가수 '아델'의 같은 노래를 들었어도 각자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기준이 다른 건, 애초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그 노래를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기기로 각자가 그 노래를 동시에 들으면 재생품질의 호불호가 엇갈리곤 한다.
음악을 오랜 동안 즐겨온 음악애호가 그룹, 특히 음질을 의식하며 장비를 사다모은 이들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에 대해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마치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이나 신발처럼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져 있다. 물론 고가의 오디오에 대한 로망은 다들 품고 있지만 가격을 떠나 대부분 그러하다.
그렇다면 소리의 기준은 어떻게 어떤 형태로 자리잡고 있기에 각자에게 달리 들리는 걸까? 이번 연재의 핵심인 동시에, 자신에게 맞는 음악 시스템을 갖추는 중요한 단서를 알아본다.
* 대역밸런스 - 낮은 음 ~ 높은 음의 비율(주파수대역, 옥타브)은 음향기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처음 들었던 소리가 저음 쪽에 치우친 경우라면, 늘 쿵쿵거리는 박진감(다이나믹)과 풍성한 저음(베이스, 붕붕거리는 부스팅 포함)이 사운드의 기준으로 잡혀 있다. 반대로 높은 음이 선명한 시스템으로 귀가 익숙해진 경우라면, 섬세하고 다소 예리한(다소 거칠더라도) 소리가 모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 하이파이 - 음반에 담긴 음질이 얼마나 원본에 가깝게 재현(재생; replay)되느냐는 음악을 다르게 들리게 하는 또 하나의 큰 요인이다. 어쩔 수 없이 처음 들었던 오디오 음질에 관여하지만, 이는 호불호의 영역이 아니라 수직으로 재생 음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곤 해서, 향후 그보다 좋은 오디오 시스템으로 동일한 음악을 들을 경우 좀더 좋은 소리라는 걸 쉽게 느끼게 된다.
* 청음환경 - 처음 음악을 들었던 장소 특성 또한 다양하고, 그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로 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좌우대칭에 가까운 구조의 거실이나 넓은 방이었다면 원본에 가까운 소리로 자리잡고 있게 되며, 비대칭 공간이나 좁은 밖의 환경이라면 원본 음원과 다소 다르게(왜곡되어) 들렸을 것이다. 스테레오 시절에 녹음된 대부분의 음반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녹음 장소의 입체적인 크기와 모양 등을 짐작할 공간정보를 담고 있는데, 청음환경에 따라서는 그 편차가 크게 나타나곤 한다.
* 음악장르 - 음악장르는 음질 차이에 의외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어떤 장르는 재생환경의 품질에 따른 음질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또 어떤 장르는 결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악기 수가 많지 않거나 왜곡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전자악기 등이 주류인 장르는 재생기기의 다이나믹 특성만 좋아도 좋게 들린다. 반대로, 어쿠스틱 악기로 다양하게 편성된 클래식이나 재즈 등의 장르에서는 재생 특성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여러 영향요소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이 잡힌 각자가 자신만의 기준점을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각적인 기준점이라면 마치 과거 TV 방송조정 시간에 출력되던 캘리브레이션 화면처럼 조정할 수 있겠지만, 귀로 듣는 소리는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레퍼런스 음반이나 음원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체스키', 'XLO', 'Reference Recordings' 등의 제작사의 테스트 음반은 음향 체크 전용으로 제작되어 꽤 오랜 동안(20년 이상) 널리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의 포커스가 녹음 상태대로 정중앙에 선명하게 맺히는지, 무대 모양과 크기가 듣는 이를 중심으로 부챗살처럼 감싸듯이 활짝 펼쳐지는지, 무대의 전후 방향으로 악기들이 레이어(층)를 형성하며 입체적으로 중첩되는지, 저음과 고음이 귀에 충분히 선명하게 들리는지 등이 다양한 음원 형태로 들어 있다.
이를 통해 위 네 가지 항목에 대해 자신의 사운드 기준이 어떻게 잡혀 있는 지 대략 가늠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자신에게 맞는 혹은 필요한 장비/기기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위 지표 항목을 자세히 풀어보면, 다음과 같은 실질적 사안들이 나타난다.
1) 저음, 고음, 중음(중 특정 대역)을 좋아한다.
2) '쿵쾅'거려야 좋다(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격차가 큰 사운드를 좋아한다).
3) 기기를 배치하는 일에 신경쓰지 않고 쉽게 조작해서 편하게 듣고 싶다.
4) 녹음 품질이 뛰어난 음악을 구분할 수 있고, 그런 음악에 손과 귀가 더 많이 간다.
5) 인테리어를 따지며 눈에 보이는 재미도 챙기는데 비용을 좀더 들일 용의가 있다.
자신이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 지는 위 내용을 조합해보면 파악할 수 있으리라. 예를 들어, '나는 녹음 품질을 따져 들으며 저음이 실제 연주와 같이 재생되는 소리를 좋아한다' 혹은 '나는 선명한 소리를 쉽게 조작해서 지인들과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쿵쾅거리는 소리를 주변 신경 쓰지 않고 들으려고 오디오에 투자한다' 등과 같이 좀더 구체적인 'wanna do'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조합에 따른 구체적인 오디오 기기가 존재하는 건, 그런 사용자의 요구을 반영해 제조사가 오디오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어떤 오디오가 누구에게 맞고 안맞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글 / 오승영 (samisontheway@gmail.com)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2. 나를 위한 음악듣기 환경 조성하기 - http://it.donga.com/27843/
나만의 지표를 확인하자
지난 연재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듣기 패턴과 필요한 환경을 파악했고 좋아하는 장르도 뚜렷하게 확인했다면 이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자신에게 꼭 맞는 옷, 음식 등을 찾아내 구입할 때와 똑같은 원리로, 음향기기 또한 자신을 위한 기준 혹은 지표(레퍼런스, reference)가 되는 지점이 필요하다. 음향기기가 다른 부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음악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그 또한 자신의 취향을 근거한 지표 음악까지 더한 이원적(기기 + 음악)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소위 '레퍼런스 시스템'이라 하면 곧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을 연상하는데, 이는 좁은 의미의 레퍼런스 시스템(녹음된 상태 그대로를 재생하는 절대적 품질)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레퍼런스 기기와 음원이란,
1)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이며,
2) 오랜 동안 들어와서 익숙하거나,
3)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자신만이 좋아하는 소리를 내는 시스템과 음악을 말한다.
우선 이것을 확보해야 그 다음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전진하면 얼마 못가서 다음과 같은 고충과 마주친다. '자꾸 좀더 비싼 기기를 사들이거나 아예 음악듣기를 포기하거나'. 자신이 듣고 있는 소리가 좋은 건지 아닌 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함 때문이다.
음악듣기를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부지불식간에 각자의 기준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처음 들었던 사운드의 영향이 크다. 영국 가수 '아델'의 같은 노래를 들었어도 각자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기준이 다른 건, 애초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그 노래를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기기로 각자가 그 노래를 동시에 들으면 재생품질의 호불호가 엇갈리곤 한다.
음악을 오랜 동안 즐겨온 음악애호가 그룹, 특히 음질을 의식하며 장비를 사다모은 이들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에 대해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마치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이나 신발처럼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져 있다. 물론 고가의 오디오에 대한 로망은 다들 품고 있지만 가격을 떠나 대부분 그러하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소리의 기준은 어떻게 어떤 형태로 자리잡고 있기에 각자에게 달리 들리는 걸까? 이번 연재의 핵심인 동시에, 자신에게 맞는 음악 시스템을 갖추는 중요한 단서를 알아본다.
* 대역밸런스 - 낮은 음 ~ 높은 음의 비율(주파수대역, 옥타브)은 음향기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처음 들었던 소리가 저음 쪽에 치우친 경우라면, 늘 쿵쿵거리는 박진감(다이나믹)과 풍성한 저음(베이스, 붕붕거리는 부스팅 포함)이 사운드의 기준으로 잡혀 있다. 반대로 높은 음이 선명한 시스템으로 귀가 익숙해진 경우라면, 섬세하고 다소 예리한(다소 거칠더라도) 소리가 모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 하이파이 - 음반에 담긴 음질이 얼마나 원본에 가깝게 재현(재생; replay)되느냐는 음악을 다르게 들리게 하는 또 하나의 큰 요인이다. 어쩔 수 없이 처음 들었던 오디오 음질에 관여하지만, 이는 호불호의 영역이 아니라 수직으로 재생 음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곤 해서, 향후 그보다 좋은 오디오 시스템으로 동일한 음악을 들을 경우 좀더 좋은 소리라는 걸 쉽게 느끼게 된다.
* 청음환경 - 처음 음악을 들었던 장소 특성 또한 다양하고, 그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로 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좌우대칭에 가까운 구조의 거실이나 넓은 방이었다면 원본에 가까운 소리로 자리잡고 있게 되며, 비대칭 공간이나 좁은 밖의 환경이라면 원본 음원과 다소 다르게(왜곡되어) 들렸을 것이다. 스테레오 시절에 녹음된 대부분의 음반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녹음 장소의 입체적인 크기와 모양 등을 짐작할 공간정보를 담고 있는데, 청음환경에 따라서는 그 편차가 크게 나타나곤 한다.
* 음악장르 - 음악장르는 음질 차이에 의외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어떤 장르는 재생환경의 품질에 따른 음질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또 어떤 장르는 결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악기 수가 많지 않거나 왜곡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전자악기 등이 주류인 장르는 재생기기의 다이나믹 특성만 좋아도 좋게 들린다. 반대로, 어쿠스틱 악기로 다양하게 편성된 클래식이나 재즈 등의 장르에서는 재생 특성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여러 영향요소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이 잡힌 각자가 자신만의 기준점을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각적인 기준점이라면 마치 과거 TV 방송조정 시간에 출력되던 캘리브레이션 화면처럼 조정할 수 있겠지만, 귀로 듣는 소리는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레퍼런스 음반이나 음원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체스키', 'XLO', 'Reference Recordings' 등의 제작사의 테스트 음반은 음향 체크 전용으로 제작되어 꽤 오랜 동안(20년 이상) 널리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의 포커스가 녹음 상태대로 정중앙에 선명하게 맺히는지, 무대 모양과 크기가 듣는 이를 중심으로 부챗살처럼 감싸듯이 활짝 펼쳐지는지, 무대의 전후 방향으로 악기들이 레이어(층)를 형성하며 입체적으로 중첩되는지, 저음과 고음이 귀에 충분히 선명하게 들리는지 등이 다양한 음원 형태로 들어 있다.
이를 통해 위 네 가지 항목에 대해 자신의 사운드 기준이 어떻게 잡혀 있는 지 대략 가늠할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자신에게 맞는 혹은 필요한 장비/기기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위 지표 항목을 자세히 풀어보면, 다음과 같은 실질적 사안들이 나타난다.
1) 저음, 고음, 중음(중 특정 대역)을 좋아한다.
2) '쿵쾅'거려야 좋다(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격차가 큰 사운드를 좋아한다).
3) 기기를 배치하는 일에 신경쓰지 않고 쉽게 조작해서 편하게 듣고 싶다.
4) 녹음 품질이 뛰어난 음악을 구분할 수 있고, 그런 음악에 손과 귀가 더 많이 간다.
5) 인테리어를 따지며 눈에 보이는 재미도 챙기는데 비용을 좀더 들일 용의가 있다.
자신이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 지는 위 내용을 조합해보면 파악할 수 있으리라. 예를 들어, '나는 녹음 품질을 따져 들으며 저음이 실제 연주와 같이 재생되는 소리를 좋아한다' 혹은 '나는 선명한 소리를 쉽게 조작해서 지인들과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쿵쾅거리는 소리를 주변 신경 쓰지 않고 들으려고 오디오에 투자한다' 등과 같이 좀더 구체적인 'wanna do'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조합에 따른 구체적인 오디오 기기가 존재하는 건, 그런 사용자의 요구을 반영해 제조사가 오디오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어떤 오디오가 누구에게 맞고 안맞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글 / 오승영 (samisontheway@gmail.com)
오승영 대표(출처=IT동아)
국내 대표 오디오 평론가. 음반산업의 정점이었던 90년 대부터 디지털 음원서비스가 자리 잡은 2000년대 후반까지 폴리그램, EMI, 소니뮤직, 유니버설뮤직에서 레이블 & 마케팅 매니저를 역임했다. 하이파이 간행물 '스테레오뮤직'의 발행인과 편집장을 거쳐, 20년 이상 국내 오디오 월간지와 온라인 웹진, 네이버 캐스트 오디오 부문 등에 기고하고 있다. IT 관련 수출사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으나, 오디오 및 음악관련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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