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받았던 1억짜리 DNA 질병분석, SKT가 대중화할 것”
신무경기자
입력 2018-07-03 03:00 수정 2018-07-03 03:00
사내벤처 육성 ‘스타트앳’ 첫 공개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만난 박민서 사물인터넷·데이터 사업부 데이터 유닛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태스크포스(TF) 리더는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이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선보인 ‘스타트앳 프로그램’ 출신이다. 언론에 이 프로그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리더와 팀원 3명이 낸 아이디어(게놈 IT)는 올해 5월 사내벤처에 선정된 뒤 6월에 사물인터넷·데이터 사업부로 귀속돼 정식 사업화됐다. 실제 이 사업은 대형병원 등과의 제휴를 앞두고 있으며 2020년이면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유전체 IT 솔루션이 대중화되기 힘들었던 이유는 한 사람에게 나오는 유전체 데이터만 30GB(기가바이트)에서 많게는 900GB로 방대해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3월 5세대(5G) 네트워크가 상용화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수백, 수천만 명이 넘는 사람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돼 기존에 불가능했던 아이디어가 현실로 바뀐다.
박 리더는 “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사람이 유전체 검사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항암제 처방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며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 처리를 도와 병원, 바이오 기업들이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스타트앳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임직원들만 작성할 수 있는 홈페이지에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써내면 된다. 꼭 회사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아니어도 된다. 지금까지 1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구성원들은 동료의 아이디어에 대해 추천, 비추천을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추천수 100개가 넘어간 것은 스타트앳 프로그램을 맡는 기업문화센터가 공식 검토에 들어간다.
아이디어 제안자는 이 회사의 법무, 기술전략, 사업 담당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과제’로 선정되면 해당 팀에 석 달간 아이디어 구체화 기간이 주어진다. 해당 팀은 현업을 병행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장과 고객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박 리더의 게놈 IT도 이런 과정을 거쳐 첫 ‘우수 과제’로 선발됐다.
이 프로그램은 이익이 발생하면 아이디어 제안자와 수익을 배분한다. 이익 발생 시점부터 20년간 수익의 일정 부분을 매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퇴사하더라도 지급된다.
SK텔레콤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고안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경영진이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구조(top-down)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발굴해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아래에서 위로(bottom-up) 방식으로 바꿔 혁신을 이뤄 내겠다는 것이다. 또 대학과 스타트업, 경쟁사 등 외부와 협력해 새로운 ICT 생태계를 조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양해준 SK텔레콤 기업문화센터 역량·문화그룹 역량혁신 셀 매니저는 “사내벤처 제도가 회사와 사회에 기여하면서도 직원 본인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SK텔레콤의 사내벤처 ‘스타트앳 프로그램’에서 우수 과제로 선정돼 사물인터넷·데이터 사업부에 귀속돼 사업화에 나선 게놈 IT
팀(가칭) 구성원들. 박민서 리더(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내가 낸 아이디어(유전체 IT 솔루션)만으로 오롯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 자발적으로 점심, 저녁 시간을 쪼개가며 팀원들과 사업화를 모색했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스티브 잡스와 앤젤리나 졸리가 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DNA 분석을 할 때 각각 10만 달러(약 1억1100만 원), 3000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야 했어요. 저희는 빅데이터 처리 기반 게놈(유전체) IT 솔루션을 개발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이 DNA 분석을 해서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만난 박민서 사물인터넷·데이터 사업부 데이터 유닛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태스크포스(TF) 리더는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SK텔레콤이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선보인 ‘스타트앳 프로그램’ 출신이다. 언론에 이 프로그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리더와 팀원 3명이 낸 아이디어(게놈 IT)는 올해 5월 사내벤처에 선정된 뒤 6월에 사물인터넷·데이터 사업부로 귀속돼 정식 사업화됐다. 실제 이 사업은 대형병원 등과의 제휴를 앞두고 있으며 2020년이면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유전체 IT 솔루션이 대중화되기 힘들었던 이유는 한 사람에게 나오는 유전체 데이터만 30GB(기가바이트)에서 많게는 900GB로 방대해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3월 5세대(5G) 네트워크가 상용화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수백, 수천만 명이 넘는 사람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돼 기존에 불가능했던 아이디어가 현실로 바뀐다.
박 리더는 “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사람이 유전체 검사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항암제 처방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며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 처리를 도와 병원, 바이오 기업들이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스타트앳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임직원들만 작성할 수 있는 홈페이지에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써내면 된다. 꼭 회사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아니어도 된다. 지금까지 1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구성원들은 동료의 아이디어에 대해 추천, 비추천을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추천수 100개가 넘어간 것은 스타트앳 프로그램을 맡는 기업문화센터가 공식 검토에 들어간다.
아이디어 제안자는 이 회사의 법무, 기술전략, 사업 담당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과제’로 선정되면 해당 팀에 석 달간 아이디어 구체화 기간이 주어진다. 해당 팀은 현업을 병행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장과 고객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박 리더의 게놈 IT도 이런 과정을 거쳐 첫 ‘우수 과제’로 선발됐다.
이 프로그램은 이익이 발생하면 아이디어 제안자와 수익을 배분한다. 이익 발생 시점부터 20년간 수익의 일정 부분을 매년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퇴사하더라도 지급된다.
SK텔레콤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고안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경영진이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구조(top-down)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발굴해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아래에서 위로(bottom-up) 방식으로 바꿔 혁신을 이뤄 내겠다는 것이다. 또 대학과 스타트업, 경쟁사 등 외부와 협력해 새로운 ICT 생태계를 조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양해준 SK텔레콤 기업문화센터 역량·문화그룹 역량혁신 셀 매니저는 “사내벤처 제도가 회사와 사회에 기여하면서도 직원 본인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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