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나하나 더해가는 재미?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

동아닷컴

입력 2018-07-02 11:28 수정 2018-07-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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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출처=IT동아)

공간의 제약 없이 즐거운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이밍 노트북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데스크탑 수준의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통해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배터리 소모는 크지만 대부분 전원이 제공되는 실외에서 사용하게 되므로 배터리 시간에 대한 요구도 높은 편이 아니다. 예산 내에서 성능과 기능, 디자인 등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

이제 게이밍 노트북도 조금씩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AMD가 라이젠 모바일(Ryzen Mobile) 프로세서를 여러 제조사에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다. 게이밍 노트북도 예외는 아니어서 앞으로는 적절한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제품을 여럿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에이서의 게이밍 노트북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AN515-42-R2EN)도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외모는 여느 에이서 제품들과 다를 것 없지만 속에는 라이젠7 2700U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560X 그래픽카드를 품었다. 완전한 AMD 제품들로 꾸려진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대부분 AMD 노트북은 내장 그래픽이 있는 라이젠 모바일 프로세서만 탑재된 울트라북(슬림형) 위주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 제품은 그래픽카드를 더해 가속 성능을 살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하지만 세밀함 살린 외모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의 디자인은 지극히 단순하다. 타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처럼 화려하게 꾸몄다기 보다는 직선을 살리면서 수수한 멋을 그대로 강조했다. 상판도 타 노트북처럼 브러시 라인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마치 탄소섬유(카본)를 사용한 듯한 패턴을 사용했다. 미세한 굴곡에 유광 소재를 과도하기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의외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출처=IT동아)

노트북은 15.6인치 규격으로 들고 다니면서 여러 콘텐츠 및 작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수준이다. 다만 제품 두께가 조금 있는 편이기에 보관 혹은 휴대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크기는 가로 390mm, 세로 266mm, 두게 26.7mm 가량이다. 무게는 약 2.7kg이다.

수치를 보면 크기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무게 자체는 어느 정도 있는 편인데, 베가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를 품은 라이젠 모바일 2700U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560 그래픽카드를 별도로 구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카드를 추가하면서 냉각 장치를 그에 맞게 구성, 무게에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출처=IT동아)

다소 밋밋한 상단과 전면에 비하면 후면은 의외로 과감하다. 마치 고성능 차량의 뒷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서다. 요즘 게이밍 노트북의 디자인 유행이 스포츠카의 뒷모습을 흉내내는 것인데,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래도 감각적인 형상으로 잘 빚어낸 부분은 긍정적이라 하겠다.

냉각팬은 노트북 좌측(전면 기준 우측)에 집중되어 있다. 절반은 막혀 있고 절반은 얇은 방열핀으로 구성된 공기 통풍구가 자리한다. 측면에 통풍구를 내지 않은 대신 후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에이서 쿨부스트(CoolBoost) 기술을 통해 온도를 기존 대비 최대 11% 가량 낮출 수 있다고. 시스템은 두 개의 흡기 냉각팬을 중심으로 공기를 빨아들이고 후면으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의 측면. 여러 입출력 단자들이 제공된다.(출처=IT동아)

확장성은 가히 게이밍 노트북다운 모습. 필요한 단자는 노트북 양 측면에 각각 배치됐다. 확장단자 구성을 보면 USB 3.0 단자(A-규격) 1개, USB 2.0 단자(A-규격) 2개를 시작으로 USB-C 규격 단자 1개도 장착되어 여러 기기를 연결하도록 만들었다. 영상 단자로는 HDMI만 제공된다. SD 카드 리더기도 갖췄으므로 필요에 따라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RJ-45 규격의 유선 네트워크 단자가 배치된 점도 독특하다.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쓰지 않는 노트북이 많았다. 반면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에서는 탑재되어 제공되는데 유선을 자주 쓰는 사용자라면 이쪽을 활용해도 되겠다.

풀HD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터치패드 등이 잘 갖춰져 있다.(출처=IT동아)

상단 덮개를 들어 올리니 큼직한 디스플레이와 함께 키보드·터치패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체로 15.6인치 노트북 특유의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빨간색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노트북 힌지 라인도 그렇지만 키보드 백라이트나 WASD 키, 터치패드 영역 등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해진다. 성능을 강조하기에 적합한 조합이다.

풀사이즈 수준의 키보드는 LED 백라이트를 통해 멋을 강조하는 것과 동시에 야간 시인성도 확보했다. 키캡의 높이는 약 1.5mm 가량으로 눌렀을 때의 감각이 좋다. 기계식 키보드는 아니라서 특유의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반발력이 있기 때문에 치는 맛은 있다. 대신 묵직한 느낌을 선호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다소 거부감이 들 가능성이 있다.

키 간격은 2mm 가량으로 무난하지만 키 배열이 숫자키 영역으로 갈수록 빠듯한 감이 있다. 공간 여유는 있지만 키보드는 자체 영역 내에서 해결하려다 보니까 방향키와 시프트, 엔터키 등을 중심으로 오입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키는 작은 것에 비해 한자 키만 유독 큰 점도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터치패드는 영역이 뚜렷하게 분리되어 있어 조작이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마우스 클릭 버튼은 따로 제공되지 않는다. 사용 중에 터치패드 하단 모서리를 눌러 입력해야 되는데 조금 세게 눌러야 하는 점 참고하자.

디스플레이는 풀HD(1,920 x 1,080) 해상도로 제공된다. 노트북 사양을 고려하면 충분한 사양이다. 무조건 패널 해상도를 높이면 프레임(초당 표시되는 이미지 수)이 떨어져 게임 몰입감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부 제품에는 엔비디아 지싱크(G-SYNC) 또는 AMD 프리싱크(Freesync) 처럼 모니터 주사율을 시스템 성능에 따라 바꾸는 가변 주사율 기술을 적용하기도 하지만 이 노트북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패널은 IPS를 채용해 시야각이 넓고 화사한 색감이 장점이다. 주사율은 60Hz로 1초에 60회 깜박인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디스플레이지만 사용에 불편함 없도록 준비했다.

라이젠 모바일과 라데온 RX 그래픽 프로세서의 만남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의 실력을 확인해 볼 차례. 노트북에 탑재된 라이젠 7 2700U 프로세서와 라데온 RX 560 그래픽카드의 조합이 게이밍 몰입감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알아보자. 성능 측정을 위해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와 게임 등을 실행했다.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의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정보.(출처=IT동아)

제품이 품고 있는 라이젠 7 2700U. 이는 본래 라데온 RX 베가(RADEON RX Vega) 10 그래픽 프로세서를 품고 있는 프로세서로 AMD는 가속처리장치(APU)라 부르기도 한다.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가 하나로 모여 높은 효율성과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그래픽 성능이 좋아도 프로세서가 다소 아쉬웠지만 젠(ZEN) 설계 기반의 라이젠 프로세서를 여기에 접목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 넣었다.

작동 속도는 기본 2.2GHz. 여기에 상황에 따라 속도를 높여주는 터보 모드가 최대 3.8GHz까지 속도를 끌어내 빠른 작업 처리를 돕는다. 그럼에도 열 설계 전력(TDP)는 15W 수준으로 이전 AMD 프로세서들 대비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

라데온 RX 베가 10 그래픽도 기본 사양은 뛰어나다. 10개의 컴퓨트 유닛(640개 스트림 프로세서)을 품었기 때문이다. 라데온 입문형 그래픽카드 수준의 성능에 가까운 모습으로 단일로도 제법 만족스러운 성능을 낸다. 여기에 별개로 라데온 RX 560X 그래픽카드를 추가한 구성이다.

이 외에 4GB 용량의 DDR4 메모리(램)와 128GB SSD 등을 추가했다. 저장장치 용량은 평이한 수준인데 비해 메모리 공간이 다소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적어도 8GB 용량을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메모리 공간이 부족하면 애플리케이션 실행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을 구매했다면 가급적 메모리를 하나 더 증설하는 것을 추천한다.

확장은 쉽게 할 수 있다. 좌측이 2.5인치 하드디스크, 우측에 메모리 장착을 지원한다.(출처=IT동아)

다행스럽게도 확장은 가능하다. 확인해 보니 메모리 슬롯은 총 2개인데 그 중 하나에 4GB DDR4 메모리 모듈이 장착되어 있었다. 하드디스크를 위한 2.5인치 고정대도 비어 있어서 추가하면 된다. 물론 그만큼 비용을 더 지불해야 되지만 말이다. 추가 하드디스크는 몰라도 메모리 정도는 처음부터 증설해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한 것은 이건 AMD 잘못이 아니라는 점이다.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의 PC마크 10 측정 결과.(출처=IT동아)

테스트를 위해 PC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 PC마크 10을 실행해 봤다. 측정 후 세부 항목을 보니 대부분 애플리케이션 작동에 문제가 없을 정도다. 비디오 재생/변환 실력도 안정적이며 생산성 측면에서도 큰 부족함 없는 수준. 그러나 더 여유롭게 운영하려면 지금 노트북의 4GB 메모리는 부족해 보인다.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의 3D마크 측정 결과.(출처=IT동아)

프로세서에는 라데온 RX 베가 10 그래픽 프로세서가 있지만 이와 별개로 라데온 RX 560X 그래픽카드가 탑재됐다. 비디오 메모리 4GB에 1,024개 스트림 프로세서가 호흡을 맞춘다. 사양으로 보면 입문형 그래픽카드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성능이 아쉽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사양 게임은 어쩔 수 없지만 최근 인기 있는 게임들은 어지간하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게이밍 성능을 가늠하는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 3D마크(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해 5,407점을 기록했다. 지포스 GTX 1060급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약 1만 점 수준이니까 절반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세부 항목을 봐도 그래픽 테스트가 초당 24~31매 움직임을 보여주고, 종합 처리 능력은 초당 10매 가량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게이밍 성능은 지포스 GTX 1050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다 좋은데 메모리 구성에 조금 더 신경 썼다면...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은 성능과 가격 등을 중시 여기는 중저가 게이머를 겨냥한 노트북이다. 사양이 조금 아쉽지만(특히 메모리) 그래도 기본적인 역할은 충분히 해낸다. 따라서 사용자가 일부 부품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면 비용이 더 들겠지만(노트북 가격은 온라인 최저가 기준 88만 원대) 그 이상의 탄탄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주로 메모리와 필요에 따라 저장장치 확장만 해두면 끝이다.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 디아블로3조차 실행되지 않는 에이서 니트로5 AN515-42 라이젠7 제조(유통)사 수준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출처=IT동아)

사실 이 구성은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형태다. AMD의 잘못이 아니라 에이서의 기획력 부족이다. 최근 게임들 대부분은 4GB 메모리로 원활한 실행을 보장 못한다. 심지어 테스트를 위해 디아블로3를 실행했더니 4GB 이상 메모리가 필요하다며 실행되지 않았다.

메모리가 4GB인데 왜 실행이 되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는 프로세서에 있다. 기본적으로 라이젠7 2700U는 내장 그래픽이 약 256MB 가량의 메모리를 공유하는 구조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3.84GB 가량의 메모리를 쓰는 셈이다. 당연히 4GB 이상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입장에서 보면 기준 미달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것. 꾸준히 메모리를 증설하라고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니트로5 노트북이 4GB 메모리로 구성되어 있다.(출처=IT동아)

이 문제는 에이서가 자초한 것이다. 한편으로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AMD 제품에 대한 안 좋은 인상만 가지게 될까 우려된다. 놀라운 점은 동일한 라인업(니트로5 AN515)에 인텔 프로세서 탑재 기반 제품도 메모리가 4GB였다는 것이다. 100만 원대 일부 제품만 메모리를 8GB로 구성한 경우는 존재했다. 부디 내실 있는 구성을 갖춘 노트북을 시장에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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