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번호판이 흰 번호판보다 많아지는 날

동아경제

입력 2022-10-14 18:03 수정 2023-05-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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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번호판이 많아지면 베키도 흰 번호판을 장착하게 될까

이제 베키(테슬라 모델 Y)를 운전한 지 1년 반 정도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난 운이 좋았다. 테슬라가 이런 저런 이유로 가격을 계속 올려서 이제 모델 Y가 1억원 가량이다. 10년 후에도 다음 차를 전기차를 사겠지만 테슬라 차종을 재구매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저렴한 모델2가 나온다면 생각이 바뀌겠지만.

하지만 우리 부부의 다음 선택지는 분명 넓어질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전기차는 지금보다도 더 대중화되어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 세계 전기차 생산 목표인 323만대의 45%인 144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에도 각종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는데, 2030년에는 더 많은 전기차 종류가 있을 것이다. 아마 지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더 긴 주행거리를 가진 전기차들이 판매될 것이고, 충전 인프라는 지금보다도 더 확대되어 전기차 차주면 더 편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그만큼 전기차 혜택은 줄어들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 공영주차장 할인, 하이패스 할인 등은 없어지거나 축소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되면 전기차를 상징하는 파란 번호판은 사라지고 전기차들도 흰 번호판을 장착하는 날이 올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전기차는 총 231,443대가 누적 등록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23만명이 넘은 차주들이 전기차를 구매한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기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충전료, 차량 구입 시 세제 혜택 및 저렴한 자동차세, 줄어들고 있지만 지급되는 전기차 보조금, 공영주차장과 하이패스 할인, 정숙하고 매연이 없다는 점, 순간 가속, 상대적으로 덜 드는 유지비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나를 포함하여 전기차 차주들이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공통적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때 고려한 요소가 있다. 그건 바로 전기차를 구매함으로써 차주들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초 베키를 주문할 시점에도 나는 막연하게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이며, 충전이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그래서 구매 취소를 몇 번씩 고민했다). 하지만 베키를 기다리면서 전기차에 대해 공부할수록,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더 많이 더 빨리 대체할수록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앞으로는 탄소 배출을 하는 석탄 발전소로 만들어진 전기가 아닌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굴러가는 전기차가 친환경에 더 가까워지겠다.

하지만 난 주변에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를 사라고 권유하지는 않는다. 전기차를 안 사면 큰일이 난다고 하면 오히려 더 거부감만 들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난 전기차의 수많은 매력과 장점을 알려준다. 한 분이라도 더 전기차의 매력에 빠져 전기차를 운전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 지인이 우리 부부의 테슬라 이야기를 듣고 1년 전에 예약한 모델Y를 마침내 인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전기차에 회의적이시던 아버지께서는 아이오닉6를 사전 예약하셨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주변의 인식은 바뀌고 있다. 전기차가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지금, 아직 전기차 혜택이 남아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먼저 전기차를 경험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기차를 본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GV60, 모델Y, EV60, 폴스타2.

EV라운지 파트너 베키가족(evloun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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