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 ‘신사업’ 보기 힘든 유통업계 주총

정서영 기자

입력 2024-03-20 03:00 수정 2024-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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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팀의 비즈워치]
인사는 원포인트, 신규사업 미뤄
주요안건 이동형 편의점 등 그쳐


주요 유통회사들이 이번 주를 시작으로 줄줄이 주주총회(주총)를 엽니다. 일반적으로 주총은 지난해 실적 점검과 함께 올해 신사업 계획을 밝혀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은 무엇인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주주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깊어지는 불황 때문인지 올해 주총에서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각 기업의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 GS리테일, BGF리테일은 21일,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는 26일, 롯데지주와 이마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8일 정기 주총을 엽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사업 확장을 위한 주총 안건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주요 유통업체 중 이번 정기 주총에서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 위해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 곳은 BGF리테일과 롯데하이마트뿐인데요. BGF리테일은 이미 추진 중인 이동형 편의점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 목적에 ‘그 외 기타 무점포 소매업’을 넣었습니다. 하이마트는 자동차 판매 중개, 방역소독업 등 이전에 확대했던 사업 중 시너지가 나지 않는 사업을 삭제하고 옥외광고 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올렸습니다. 둘 다 적극적인 신사업 안건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신세계도 신규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만 진행합니다.

이 같은 유통업체들의 ‘조용한 주총’은 팬데믹 시기 유통업체들이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 고군분투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2022년만 해도 롯데쇼핑은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을, 신세계백화점은 부가 통신사업과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추가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이마트는 2020년에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위한 전기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수 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성장 동력을 찾던 유통기업들이 답보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정책이든, 기업 노력이든 업계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반전의 모멘텀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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