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고령화시대 ‘제2의 월급통장’ 月배당 ETF 인기몰이

이동훈 기자

입력 2025-06-24 03:00 수정 2025-06-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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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올드&]
웰스 체크(Wealth check)
은퇴 앞둔 영올드 안정적 수익 보장… 출시 3년만에 시장 年1500% 성장
상품도 부동산-원자재 등 123개 달해… 최근 증시 변동성 커 젊은층도 찾아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제2의 월급 통장’으로 불리면서,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한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은퇴 후 현금 소득이 끊기면서 발생하는 ‘월급 절벽 현상’에 소비 성향 등이 급격히 위축되는데, 월 배당 ETF 등 월 지급 금융 상품은 이 같은 걱정을 완화시켜 준다. 특히 월 배당 ETF의 경우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수익을 보장하고 있어, 최근 같은 증시 변동성 확대 시기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23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20일 기준 월 배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27조199억 원으로, 지난해 말(18조5296억 원) 대비 8조 원 넘게 늘었다. 2022년 6월 첫 출시 이후로 따지면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00% 가까이 성장했다. 투자 상품 역시 123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월 배당 ETF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초기에는 주식 배당금을 활용한 월 배당 ETF 위주였지만, 이후 채권(이자), 부동산(임대료 수익) 등 정기적인 수익이 나는 자산으로 상품군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옵션 매매를 통해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투자 전략이 도입되면서 금 등 원자재 상품으로까지 상품군이 확대했다.

커버드콜은 투자 자산에 대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팔면서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예를 들어 현재 1000원짜리 상품을 나중에 1100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외부에 팔면서 챙긴 수익으로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이 제한되지만, 자산 가격 하락 시 콜옵션 매도로 발생한 수익을 통해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 커버드콜 방식 도입에 따라 월 배당률이 상승하면서 월배당 ETF로 투자자들도 대거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경준 키움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기존 월배당 ETF의 연간 배당수익률이 4∼5%였지만, 커버드콜 투자 전략을 통해 10% 안팎으로 올라갔다”며 “최근엔 콜옵션 만기일 조정을 통해 수익률과 안정성을 조율하는 등 투자자에게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2022년 6월 ‘SOL 미국S&P500’ ETF를 출시하면서 월 배당 ETF 시장이 처음 열렸다. 2020년대 초부터 미국 증시에서 월 배당 ETF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차례차례 월 배당 ETF 상품들이 출시됐다. 개인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요와 결합하면서 월 배당 ETF 순자산이 수조 원대로 급격히 불어나더니, 커버드콜 전략 도입으로 인해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창기에는 은퇴를 앞둔 영올드들이 노후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위해 월 배당 ETF에 몰렸지만, 최근에는 젊은층들도 증시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월 배당 ETF를 찾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저성장·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매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월 배당 ETF는 이 같은 투자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으로, 장기간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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