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인적분할 이유는 ‘밸류업’… 위탁개발생산 사업 집중할 것”

보스턴=최지원 기자

입력 2025-06-19 03:00 수정 2025-06-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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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림 대표 보스턴 기자간담회
“CDMO 시장, 수주량 계속 증가”
2032년까지 6~8공장 완공 계획
“오가노이드 매출 연내 발생 기대”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7일(현지 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전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한 이유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단 하나입니다. 순수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었습니다.”

17일(현지 시간)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참석차 미국 보스턴을 방문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날 현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인적분할을 통해 자회사로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사업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CDMO는 마치 반도체의 ‘파운드리’처럼 고객사의 의약품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에 나서는 것이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이전하는 자신의 기술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 림 대표는 “많은 고객사들이 우리에게 CDMO를 맡길 때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지 말라는 조항을 (추가하자고) 했다”며 “이번 분할을 통해 순수한 ‘CDMO 플레이어’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삼성바이오가 현시점에 인적분할을 선택한 것은 여전히 CDMO가 고속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4년 218억 달러(약 30조 원)에서 2029년 439억 달러(약 60조 원)로 연평균 약 1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림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CDMO 시장이) 공급 과잉이라고 했지만 수주량은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항체의약품의 적용 질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기존에는 항체치료제가 암, 자가면역질환 등에 집중됐지만 최근 ‘레켐비’ ‘키순라’ 등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뇌 질환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삼성바이오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 4월 제2바이오캠퍼스에 세워진 첫 공장인 5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2032년까지 6∼8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림 대표는 “6공장의 경우 아직 착공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바로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는 모두 끝낸 상황”이라고 했다.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오가노이드 등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열린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이상명 삼성바이오 사업전략팀장은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통해 신약 발굴 단계부터 고객사를 확보할 것”이라며 “연내 오가노이드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보스턴=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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