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삼성디스플레이, “제조원가 낮춰라” 특명

뉴시스

입력 2023-06-02 11:31 수정 2023-06-0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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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가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영업이익률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2일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 글로벌 13개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9%로 최근 4년간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78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1%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20%에서 큰 폭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8.4% 급감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생산수율 향상을 통해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 제품 제조원가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65인치 4K 기준 QD-OLED 패널 제조원가를 607달러까지 낮추는 목표를 세웠다. 제조원가는 재료비와 수율, 고정비 등으로 구성된다.

옴디아는 QD-OLED 제조원가가 양산 첫해였던 2021년에는 1580달러였지만 8.5세대 유리원판 한 장에서 크기가 다른 패널을 생산하는 멀티모델그래스(MMG) 공법 적용과 구조 최적화로 2022년 1040달러까지 원가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같은 사양인 65인치 4K의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제조원가는 680달러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제조원가가 W-OLED의 1.5배까지 높은 셈이다.

업계는 올해도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제조원가가 지난해보다 20~25% 낮아질 것이라고 본다. 다만 예상 최대치인 264달러를 낮춰도 제조원가는 792달러로 목표치인 607달러와는 거리가 있다. DSCC는 2026년이 돼야 QD-OLED 패널 제조원가가 600달러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디스플레이용 유리 제조 기업 코닝의 유리기판 가격 상승 등 원재료 가격 상승도 걸림돌이다.

미국 코닝은 지난달 디스플레이 기판 유리 가격을 2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가격 인상은 오는 3분기(7월~9월)부터 전 세계에서 모든 사이즈의 유리 제품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유리 기판은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원판 역할을 하며 제조 업체들은 코닝의 제품을 사용해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든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전체 원가에서 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5% 내외로 본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만큼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선 수율과 생산량 극대화를 위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대형 패널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더 큰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치우친 사업 구조 균형을 맞추려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해야 하지만 중소형 OLED에 투자를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대형 패널 생산 확대에는 적극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제조원가가 높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익성 해결없이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하고 대형 패널 사업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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