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첫날 100만건 등록… 삼성-네이버 동맹 ‘맞불’

홍석호 기자 , 윤명진 기자 , 정서영 기자

입력 2023-03-23 03:00 수정 2023-03-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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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시장 지각변동 예고
애플페이, 아이폰 사용자 유입 전망… 기존 전자금융-금융사서비스 긴장
삼성-네이버페이 “가맹점 결제 연동” 카카오페이도 삼성페이 연계 논의


뉴스1

삼성과 네이버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동맹을 맺었다. 하루 만에 등록 100만 건을 넘긴 애플페이 열풍에 국내 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며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하루 평균 결제금액 7231억 원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 삼성-네이버 간편결제 시장서 동맹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협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23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포함한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 55만여 곳에서 삼성페이를 이용한 결제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네이버페이나 신용카드 결제만 됐다.

이달 안에 삼성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 약 300만 곳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해도 된다. 기존에 네이버페이를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려면 QR결제만 가능했기 때문에 편의점, 제과점 등 12만 개 매장에서만 쓸 수 있었다.

삼성과 네이버의 동맹을 통해 삼성페이는 온라인,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고래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애플페이라는 ‘메기’의 등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협업 서비스 논의는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소식이 전해진 뒤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도 삼성페이와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 애플페이 서비스 첫날 100만 건 이상 등록

애플페이는 서비스 첫날인 21일 등록 수 100만 건을 넘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교통카드 기능이 없고, 현대카드만 지원하는 데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나온 ‘반쪽 페이’라는 지적이 무색할 정도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애플팀은 ‘역대 최고 기록’이라는데 구체적인 의미와 기준은 천천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토큰은 신용카드를 애플페이 기기에 등록할 때 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다. 하나의 카드를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각각 등록하면 두 개의 토큰이 발행된다.

현재 대부분 주요 유통업체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GS25·세븐일레븐·CU·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과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포함된다. 백화점 중에선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서만 애플페이를 쓸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편의점인 이마트24를 제외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같은 계열사인 스타벅스에서도 애플페이는 사용이 안 된다.


● ‘메기 효과’로 간편결제 시장 지각변동 예상




애플페이의 가파른 성장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7231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전자금융업자가 50.3%(3641억 원)를, KB페이·신한페이 등 금융사의 간편결제가 26.1%(1886억 원), 삼성페이가 23.6%(1703억2000만 원)를 차지했다.

애플페이 도입 전 아이폰 이용자들은 전자금융업자나 금융사가 서비스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애플페이의 상륙으로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의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30% 수준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이용자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겠지만, 당장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바꿀 정도의 큰 혜택을 애플페이가 제공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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