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 주담대 月상환액 2년새 184만 → 266만원
윤명진 기자 , 박현익 기자
입력 2022-11-25 03:00 수정 2022-11-25 03:28
6연속 금리 인상에 영끌족 비명
이자 부담 15개월간 36조 늘어
대출로 버틴 기업들도 한계상황
주담대 금리 8% 돌파 눈앞
직장인 A 씨는 2년 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4억3000만 원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섰다. 초반 1년은 연 3%대 초반의 금리를 적용받아 매달 184만 원 정도를 갚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출 금리가 급격히 뛰면서 원리금 상환액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대출 금리가 6%를 넘어선 지 꽤 됐다. 2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까지 반영되면 A 씨가 내는 원리금은 266만 원을 넘어선다. 월 상환액이 2년 새 82만 원 급증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과 빚을 늘려온 기업들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2.75%포인트 뛰면서 가계가 추가로 짊어진 이자 부담만 36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빚으로 연명해온 취약가구와 한계기업(좀비기업)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가 2.75%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년 3개월 동안 36조3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계대출자 1인당 약 180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이날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31∼7.832%에 이른다. 금리 상단은 지난달 연 7%대를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은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에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추는 등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진 가운데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다중채무자와 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자 부담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정상적인 영업 활동으로는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3년 연속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한계기업이 지난해 2084개에서 올해 2127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4.9%에서 15.2%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수출 부진과 소비 위축 등으로 매출까지 줄고 있다”며 “내년 들어 많은 기업이 극도의 경영난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자 부담 15개월간 36조 늘어
대출로 버틴 기업들도 한계상황
주담대 금리 8% 돌파 눈앞
직장인 A 씨는 2년 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4억3000만 원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섰다. 초반 1년은 연 3%대 초반의 금리를 적용받아 매달 184만 원 정도를 갚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출 금리가 급격히 뛰면서 원리금 상환액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대출 금리가 6%를 넘어선 지 꽤 됐다. 2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까지 반영되면 A 씨가 내는 원리금은 266만 원을 넘어선다. 월 상환액이 2년 새 82만 원 급증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과 빚을 늘려온 기업들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2.75%포인트 뛰면서 가계가 추가로 짊어진 이자 부담만 36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빚으로 연명해온 취약가구와 한계기업(좀비기업)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1년 3개월 새 가계 이자 36조 원 급증
24일 한은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4.2%가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6월 말 1756조8000억 원)의 변동금리 비중도 이와 같다고 가정하면 이날 기준금리 인상분만큼 대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000억 원 늘어난다. 한은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선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가 2.75%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년 3개월 동안 36조3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계대출자 1인당 약 180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이날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31∼7.832%에 이른다. 금리 상단은 지난달 연 7%대를 넘어선 지 한 달 만에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은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에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대폭 낮추는 등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진 가운데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다중채무자와 영세 자영업자,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한계기업 ‘줄도산’ 우려 커져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대출을 대폭 늘린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10월 말 현재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개인사업자 대출 포함) 잔액은 740조6707억 원으로 올 들어 10.82%(68조7828억 원) 급증했다.이자 부담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져 정상적인 영업 활동으로는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3년 연속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한계기업이 지난해 2084개에서 올해 2127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 감사를 받는 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4.9%에서 15.2%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수출 부진과 소비 위축 등으로 매출까지 줄고 있다”며 “내년 들어 많은 기업이 극도의 경영난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비즈N 탑기사
- 위안부 피해자 손배 2심 승소…日언론들 신속 타전
- 美 북부 지역까지 위협하는 캐나다 야생 멧돼지…“퇴치 어려워”
- 부산도 옮았다…빈대 공포에 “코로나 때처럼 외출 자제”
- 꿀벌이 돌아온다…아까시꿀 생산량 평년比 51% ↑
- 식중독균 살모넬라 검출 ‘눈꽃치즈 불닭’…판매중단·회수
- 김동연 “김포 서울 편입은 국토 갈라치기…총선 전략이면 자충수”
- 경찰, 대학가 ‘마약 광고 전단’ 살포 40대 구속 송치
- “결혼 왜 못하니?” 전처 이혜영 영상편지에…이상민 ‘답장’ 진땀
- 이동국 “내 이름 사칭해 투자 유도한 유튜브 제작자 잠적”
- 장서희 “이상형? 외모 보고 만나면 고생길…결혼 생각은 늘 있다”
- “밥값·집값 버거워서” 독립 포기, 부모님 집으로…늘어나는 ‘리터루족’
- “연말 빛 축제, 서울에서 즐기세요”
- ‘생숙’ 소유자들 벌금 피하기 편법… 숙박 협동조합 설립 나서
- 한동훈 “전세사기 저지르면 20년은 감옥 가게 될 것”
- ‘신생아 특공’ 연간 7만채 공급… 맞벌이 소득 기준도 완화
- 전국 ‘악성 미분양’ 1만가구 넘었다…한 달 새 7.5% 늘어
- 실시간 여행지 정보 플랫폼 ‘메타라이브’, 겨울 필수 여행지 인증샷 이벤트 진행
- 올해 서울 빌라 월세 거래량 5만 건 넘어…역대 최다
- 전국 미분양 10개월 만에 6만채 밑으로… “시장 침체에 분양 자체 줄어”
- 한국인, 27세부터 ‘흑자 인생’… 43세 정점 찍고 61세 적자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