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새집서 살고 싶어 서울 떠난다

이청아 기자

입력 2022-05-13 03:00:00 수정 2022-05-13 11: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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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요인’ 분석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으로 이주하는 시민들의 가장 큰 목적은 ‘양질의 신규 주택 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집값이 싼 곳을 찾아 이주한 게 아니라 주거환경이 좋은 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된 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도권(경기·인천) 내 서울 인구의 전출입 패턴과 요인’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인구이동통계와 자체 설문조사를 토대로 분석을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최근 5년(2017∼2021년) 동안 서울시 전·출입 경험이 있는 서울 및 경인 지역 거주자 2085명을 대상으로 올 3월 진행했다.
○ 양질의 신규 주택 찾아 경기·인천으로 이동
2020년 서울을 떠난 사유 1위는 주택(18만2929명), 2위는 가족(16만3836명)이었다. 설문에서도 응답자들은 이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로 ‘주택 면적’(31.4%)을 꼽았다. 실제로 이주하면서 집이 커졌다고 응답한 경우가 62.5%였고, 자가 비율도 서울(30.1%)에서 경기(46.2%)로 이사하며 증가했다. 아파트 거주 비율 역시 42.6%에서 66.8%로 늘었다.

서울 전출과 함께 가족 구성원이 늘어난 경우는 18.6%로 경기에서 서울로 전입했을 때(12.9%)보다 높았다. 가족 구성원이 늘면서 경기와 인천 지역의 넓고 쾌적한 주택으로 이사했다는 것이 서울연구원의 분석이다.


서울연구원은 통계 분석 결과에서 “서울을 떠난 시민들은 경기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남양주 등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짙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 탈출’의 주요 원인으로 예상됐던 집값과 관련해선 전세가격의 경우 일부 연령대에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매매와 월세가격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 가격이 싼 곳을 찾아 이사한 사람들보다 양질의 신규 주택에서 살기 위해 이사한 사람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양질의 주택 공급을 제한해온 서울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서울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 여전히 높은 ‘서울 의존도’
경기와 인천 지역 주민의 서울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떠나 경기와 인천으로 이사한 사람의 46.5%는 여전히 서울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경기와 인천으로 이주한 응답자 2명 중 1명(50.4%)은 주 1회 이상 서울에 간다고 답했고, 81.3%는 월 1회 이상 서울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직장과 학교 생활’이 36%로 가장 많았다.

한편 서울의 자치구별 인구 전·출입 양상은 뚜렷하게 달랐다. 관악·중·용산·서대문·마포구는 ‘직장과 교육’으로 인한 순전입이 많았지만 강동·영등포구는 ‘주택’을 이유로 이사를 오는 경향이 강했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비싼 강남·서초·송파구와 성동구는 주택을 이유로 주변 자치구 및 경기도로 인구가 유출되는 패턴이 관찰됐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울 내에 부담 가능한 양질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동시에 주거비용을 관리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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