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예상한 인플레는 10.6%…일반인 6배
뉴시스
입력 2022-01-28 17:54 수정 2022-01-28 17:54
우리나라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이 평균 10.6%로 현재의 물가 수준과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8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기업의 가격설정행태 및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 2020년 11월~지난해 1월까지 3개월 간 우리나라 기업 157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은은 2008년부터 4년 주기로 기업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의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는 평균 10.6%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수준(2.0%)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제조업은 11.1%, 비제조업은 10.1%로 제조업이 평균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같은기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1.8%로 나타난 것을 고려하면 5.9배나 더 높은 수준이다. 또 2016년 조사결과에서 기업들의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2.4%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설문결과에서 국내 기업들이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을 실제 수치보다 과대하게 인식하고 있는 점도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식수준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평균 9.7%로 나타나 실제 인플레이션과 기업들의 인식 수준 간에 큰 괴리가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은은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높게 나타난 배경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체감물가 상승 ▲기업경영에서의 낮은 거시지표 활용도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 등을 꼽았다.
반면 가격조정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현실적 제약 때문에 경제주체들이 가격을 서서히 조정하는 ‘가격경직성’은 2016년보다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남윤미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기업이 원자재 가격상승이 가격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해 원자재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면, 기업들은 경영성과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일반물가 수준 대신 일부 원자재 가격움직임 등에 기초하여 향후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해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가격경직성 완화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며 “기업 간 가격경직성의 이질성 확대로 물가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축소되고 실물에 대한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덜 감소하는 상황이 강화될 가능성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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