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수요… 은행 금리 2주만에 0.3%P 올려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9-23 03:00:00 수정 2021-09-23 03:05:1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대출 증가율, 당국 목표치 육박 비상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의 올해 관리 목표인 연 5∼6%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의 대출 억제 압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치솟는 집값과 전셋값을 마련하려는 대출 수요가 이어진 탓이다. 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주 만에 0.3%포인트 이상 뛰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6일 현재 701조56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98조8149억 원에서 약 2주 만에 7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670조1539억 원)과 비교하면 4.69% 늘어난 규모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인 연 5∼6% 증가율에 이미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495조2868억 원으로 지난해 말(473조7849억 원)에 비해 4.54%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포함된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전세대출 잔액은 120조725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74% 급증했다. 이 중 98%가 집주인 계좌에 대출금이 직접 입금되는 실수요 전세대출이었다.


올 들어 늘어난 가계대출(31조4141억 원) 가운데 전세대출 증가분(15조5124억 원)이 절반 가까이인 49.38%를 차지했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증가분도 전체의 68.45%나 됐다. 지난달 고승범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압박이 더 거세졌지만 집값과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대출 증가 속도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값, 전셋값 상승으로 주택 대출 실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추석 이후 추가 대출 규제가 예고된 만큼 미리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사람들도 몰렸다”고 했다.

대출 억제 압박을 받는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3일 변동금리형(6개월 주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축소한 데 이어 16일 0.15%포인트씩 더 낮췄다. 농협은행도 16일부터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2%포인트 깎았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7일 기준 연 2.961∼4.52%로 이달 3일(연 2.80∼4.30%)보다 0.161∼0.22%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17∼4.67%로 2주 전보다 최저 금리가 0.35%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도 연 3.10∼4.18%로 3일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인상 폭은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 상승 폭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02%로 한 달 전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등에 반영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도 2주 전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