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월세 지출 올해 들어 첫 증가… 저소득층 부담 커졌다
세종=남건우 기자
입력 2020-11-24 03:00 수정 2020-11-24 16:26
실제주거비 8만4200원… 1.6%↑
월세 전환 늘고 가격도 오른 탓
소득하위 20%, 9만5500원 지출
모든 소득계층 중 가장 많아
“저소득층 소비 여력 줄어들 것”
올해 3분기(7∼9월) 전국 가구가 매달 지출하는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처음으로 8만4000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발(發)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월세 지출이 늘면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 주거비는 8만4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이후 최고치다. 실제 주거비는 1분기(―8.0%)와 2분기(―1.8%)에 1년 전과 비교해 감소세를 보이다가 3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제 주거비는 월세, 사택 비용 등 주거시설 임차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뜻한다. 자가나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해 평균치로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들어 실제 주거비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세시장 대란 여파로 월세 가격까지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정부의 증세 기조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월세는 물가 상승률과 비슷하게 조금씩 올랐는데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옮겨가면서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월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0.3% 올랐다. 월세 물가지수는 1∼3월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다가 6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뒤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저소득층일수록 실제 주거비 지출이 많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실제 주거비는 9만5500원으로 모든 계층 중 가장 높았다. 소득 2분위의 주거비 지출은 9만6400원이었다. 반면 소득 상위 60%인 3∼5분위의 실제 주거비 지출은 6만∼8만 원대에 그쳤다. 소득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자가에 거주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고정비용인 월세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주거비 지출 부담이 늘면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분위 가구의 소득에서 실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모든 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소득에서 실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2%대에 불과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세 지출이 늘어날수록 전체 소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은 다른 부문의 소비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월세는 전월세 시장의 수요, 공급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 주거용 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다”며 “공급 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월세 전환 늘고 가격도 오른 탓
소득하위 20%, 9만5500원 지출
모든 소득계층 중 가장 많아
“저소득층 소비 여력 줄어들 것”
올해 3분기(7∼9월) 전국 가구가 매달 지출하는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처음으로 8만4000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발(發)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월세 지출이 늘면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실제 주거비는 8만4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이후 최고치다. 실제 주거비는 1분기(―8.0%)와 2분기(―1.8%)에 1년 전과 비교해 감소세를 보이다가 3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제 주거비는 월세, 사택 비용 등 주거시설 임차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뜻한다. 자가나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해 평균치로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들어 실제 주거비가 늘어난 것은 최근 전세시장 대란 여파로 월세 가격까지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정부의 증세 기조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월세는 물가 상승률과 비슷하게 조금씩 올랐는데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옮겨가면서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월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0.3% 올랐다. 월세 물가지수는 1∼3월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다가 6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뒤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저소득층일수록 실제 주거비 지출이 많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실제 주거비는 9만5500원으로 모든 계층 중 가장 높았다. 소득 2분위의 주거비 지출은 9만6400원이었다. 반면 소득 상위 60%인 3∼5분위의 실제 주거비 지출은 6만∼8만 원대에 그쳤다. 소득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자가에 거주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고정비용인 월세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주거비 지출 부담이 늘면서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1분위 가구의 소득에서 실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모든 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의 소득에서 실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2%대에 불과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세 지출이 늘어날수록 전체 소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은 다른 부문의 소비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월세는 전월세 시장의 수요, 공급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 주거용 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다”며 “공급 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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