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박능후 담화문, 의료계 요구에 대한 거절”

뉴스1

입력 2020-08-06 19:42:00 수정 2020-08-27 10:01:1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4대악 의료정책 철폐 촉구 및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20.8.1/뉴스1 © News1

대한의사협회가 6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을 하루 앞두고 담화문을 통해 집단 행동 자제 및 대화를 요청한 것과 관련 “사실상 정부가 발표한 원안에서 한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는 내용이었으며 의료계의 요구에 대한 거절”이라고 평가했다.

의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진작에 머리를 맞대고 상의했어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의료단체 등이 집단휴진을 논의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에 위해가 생길 수 있어, 정부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집단행동은 자제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라는 장관의 말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사인력 증원안을 발표하기 전 미리 의료계와 머리를 맞댔다면, 새로 선발된 의사를 어떻게 수련시키고 어느지역에 배치할지 정밀히 계획했다면, 코로나19 상황을 내세워 자제를 당부하기 전에 먼저 의료진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려 했다면 오늘의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박 장관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언급했다. 정책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에게 의견도 묻지 않고 구체적 계획도 없이 숫자에만 함몰된 의사인력 증원안은 과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한 결정인가”라며 “정권과 정치권의 체면과 공치사를 위한 결정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환자를 뒤로 하고 거리로 향하고 싶은 의사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의료계 의견을 철저히 무시함으로써 젊은 의사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오답에 매달리지 말고 남은 시간 답을 찾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
장관의 말 속에 이미 답이 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대국민 담화문에 부쳐

6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국민 및 의료인께 드리는 말씀을 통하여 의사인력 증원안의 불가피함과 의료계의 협력을 요청했다. 장관은 또, 이제 정부와 의료인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자고도 제안했다. 간곡한 호소였지만 사실상 정부가 발표한 원안에서 한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는 내용이었으며 의료계의 요구에 대한 거절이었다.

“이제부터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라는 장관의 말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당정협의를 통하여 의사인력 증원안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의료계와 머리를 맞댔다면,

지금에 와서야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료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제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제안을 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의료계를 보건의료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면,

의대정원에 대하여 중요한 세부적인 논의사항들이 많이 남겨져 있다며 새로 선발될 의대생을 어떻게 내실있게 교육하고 수련시킬 것인지, 의사들을 어느 지역에 배치하고, 어떤 진료과목 의사를 양성할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발표하기 전에 먼저 어느 지역, 어느 분야에 몇 명의 의사가 필요한지부터 조사하고 정밀하게 계획했다면,

1만6천 젊은 의사들의 모임인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민국 13만 모든 의사가 소속된 대한의사협회의 단체행동을 ‘일부’ 의료단체의 집단행동으로 축소하고 폄훼하기 전에 의료계의 총의를 존중했다면,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내세워 의료계의 자제를 당부하기 전에, 먼저 몸을 갈아 넣어 코로나19를 막아온 의료진의 목소리를 듣고 존중하고 진정으로 그들의 몸과 마음을 보호하려 했다면,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계획하는 오늘의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능후 장관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언급했다. 장관에게 반문하고 싶다. 정책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에게 의견도 묻지 않고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숫자에만 함몰된 의사인력 증원안은 과연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한 결정인가. 정권과 정치권의 체면과 공치사를 위한 결정은 아닌가.

나를 기다리는 환자를 뒤로 하고 거리로 향하고 싶은 의사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간 의료계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함으로써 젊은 의사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오늘 장관의 말 속에 이미 답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오답에 매달리지 말고 남은 시간 동안, 답을 찾기를 바란다.

2020. 8. 6.
대한의사협회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