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中 수입 막히자…김치·깻잎 식탁 물가도 ‘도미도’ 인상

뉴스1

입력 2020-02-26 10:24 수정 2020-02-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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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지난 25일 서울의 한 식자재마트. 반찬 판매대엔 중국산을 주원료로 쓰는 깻잎·김치·무말랭이·간장알마늘이 깔려 있었다. 특이한 것은 평소에 쉽게 볼 수 있었던 중국산 김치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트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최근 가격이 오르자 냉장고에 깔면 순식간에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 중국산 김치 가격 치솟자 대체 반찬류도 들썩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식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현지 공장 가동과 물류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중국산 가격이 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 식탁을 점령한 중국산 김치 가격 상승세가 매섭다. 불과 2∼3달 전 1만원(10㎏) 안팎 가격이 지금은 최대 1만5000원까지 올랐다. 시중에선 추가 가격 상승을 우려해 자영업자들이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중국산 김치 가격이 오르자 덩달아 다른 반찬류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김치를 못 찾은 고객들이 대체재로 중국 식자재로 만드는 절임류를 구입하고 있어서다.

이날 찾은 식자재 마트에서 김치뿐 아니라 중국산을 주재료로 쓰는 절임류 반찬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이중 양념깻잎(4㎏)은 1만500원, 간장알마늘(4㎏)은 1만9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마트 직원은 “중국산 김치 재고가 부족하긴 처음”이라며 “다른 반찬도 두 달 전과 비교해 5∼10%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미얀마·베트남으로 선회…“국내산 대체도 검토”

중국산 가격 인상이 국내 농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채소류 상당수가 1년 전과 비교해 대폭 올랐다. 국내 수급 불안과 소비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격 인상은 코로나19 영향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특히 배추·깻잎·미나리 등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채소류에서 가격 인상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이중 깻잎(2㎏) 현재 도매가격은 2만3750원으로 하루 만에 11.8% 올랐다.

중국발 도미노 가격 인상 불똥은 급식 업체로 튀고 있다. 급식업체는 주요 메뉴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반찬을 중국산으로 조리한다. 당근·나물류는 중국산을 활용해 단가를 낮춘다. 반면 메인 반찬에 쓰이는 고기류 등에 단가 책정을 높이는 방식이다. 문제는 중국산 식자재 수급 불안정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급식업체 관계자는 “베트남과 미얀마에서 유통 가능 물량을 확인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수입이 들어오고 있지만, 유통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급식업체는 중국산 재고가 떨어지면 국내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기적 수익성 하락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급식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 계약 특성상 급식 단가 인상은 불가능하다”며 “수익이 줄더라도 비싼 국내산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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