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평화 지킴이로 뜨는 ‘삼신가전’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1-29 03:00 수정 2020-0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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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테크]
로봇청소기-건조기-식기세척기, 하기 싫은 청소-빨래-설거지 척척
제품 성능 좋아지며 인기 쑥쑥… 건조기는 3년새 15배 폭풍 성장


물청소와 빨래 널기, 설거지 등 가사노동 부담을 줄여주는 생활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LG전자 로봇청소기, 삼성전자 건조기, SK매직 식기세척기 제품. 각사 제공
서울 노원구에서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의 남편 김은호 씨(34)는 “로봇청소기와 식기세척기는 가정의 평화를 지켜주는 물건”이라고 말한다. 가사 분담을 놓고 부부끼리 종종 언쟁을 해왔는데 청소와 설거지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일주일에 4, 5번 정도 로봇청소기를 돌린다. 꼼꼼하게 구석구석 닦으려면 주말에는 직접 손에 걸레를 집어 바닥을 문질러야 하지만 그래도 청소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걸레를 물에 짜서 부착해주면 기본 물청소 기능이 특히 만족스럽다고.

순서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장 하기 싫은 집안일을 꼽으라면 청소, 빨래, 설거지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최근 들어서 이러한 가사노동 부담을 줄여주는 생활가전 이른바 ‘삼신가전’이 필수 살림살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삼신가전이란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를 일컫는다. 새롭게 등장한 필수 가전 혹은 집안일을 줄여주는 신의 물건이라는 뜻에서 ‘삼신’이라는 표현이 붙었다. 특히 로봇청소기는 심청이보다 낫다는 뜻에서 ‘효녀 로청’이라는 별칭도 있다. 한 로봇청소기 온라인 카페 이름이기도 하다.

28일 온라인 마켓 옥션이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건조기 판매는 전년 대비 378%, 로봇청소기는 25%, 식기세척기는 74% 증가했다.

최근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편의 가전이 각광을 받는 건 제품 성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좋아진 덕분이기도 하다. 로봇청소기는 10여 년 전 출시 초기엔 문턱 등 장애물을 만나면 멈추거나 15분 이상 돌지 못하고 멈추는 등 배터리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LG전자 등 고급 제품 외에도 샤오미 등 중국산 제품에도 추락방지센서나 장애물인식센서 등이 부착돼 장애물을 피해 청소하는 기능이 많이 향상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집안 특성을 지도화하는 기능도 주요 제품에 대부분 탑재돼 있다.

청소 부담을 크게 줄여주지만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사용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동물들이 이를 적으로 인식해서 공격하는 사례 등도 있기 때문. 그럼에도 구매를 하고 싶다면 내구성이 높고 AS가 보장된 제품을 쓰는 쪽이 낫다. 옥션 관계자는 “물걸레 용도와 먼지 흡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식기세척기도 결국 손으로 뒷정리를 해야 한다는 인식 탓에 이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은 가전 기기였다. 하지만 최근엔 오히려 깨끗하게 닦일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용 고객도 느는 추세다. 업계에선 식기세척기 시장이 올해 2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엔 세척을 한 뒤 문이 자동으로 열려 자연 바람으로 건조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건조기는 ‘삼신 가전’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가전이다. 2016년 판매량이 10만 대에 불과했으나, 사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2017년 60만 대, 2018년 150만 대로 급격히 늘어났다. 최근엔 LG전자가 세탁기와 연동해 자동으로 건조 시간 등을 설정하는 기술인 ‘스마트 페어링’을 선보이는 등 기능이 점차 진화하는 추세다.

LG전자 관계자는 “살림 일손을 덜어주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사용 패턴을 인식하고 알아서 살림을 돕는 기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가전업계 트렌드를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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