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선엽 장녀, 美전광판서 아버지와 영상 재회

손효주 기자

입력 2023-05-02 03:00 수정 2023-05-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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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 10대 영웅’으로
백장군 영상 타임스스퀘어서 송출
“살아계셨다면 무척 기뻐하셨을 것”


고 백선엽 장군의 딸 백남희 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송출되는 영상 속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무척 기뻐하셨을 겁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중심부에 있는 대형 전광판 인근. 백남희 씨(75)가 LG와 삼성이 운영하는 전광판에서 송출되는 영상을 본 뒤 이같이 말했다. 백 씨는 6·25전쟁 영웅인 고 백선엽 장군(1920∼2020)의 딸이다. 전광판에선 ‘한국전쟁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중 한 명으로 백 장군을 소개하고 있었다. 별 4개가 달린 군모를 쓰고 미소 짓는 젊은 백 장군 사진은 김두만 공군 대장 등 한국군 참전용사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등 미군 참전용사 사진과 함께 차례차례 소개됐고, 행인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다.

국가보훈처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연합사령부와 함께 ‘10대 영웅’을 선정해 이들의 사진이 담긴 영상을 만들어 지난달 20일부터 전광판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영상은 이달 3일까지 송출된다.

이날 박민식 보훈처장과 함께 타임스스퀘어를 찾은 백 씨는 “10대 영웅에 아버지가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고 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백 씨는 백 장군의 2남 2녀 중 맏딸로 유족 대표 역할을 맡아 추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훈처는 “백 씨는 박 처장에게 백 장군 동상 건립 등 보훈처가 진행 중인 백 장군 재평가 작업에 대해서도 감사를 전했다”고 1일 밝혔다. 보훈처는 현재 7월 10일 백 장군 3주기를 목표로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백 장군 동상을 건립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인 1950년 8월 국군 1사단장으로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의 대공세를 막아내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미국에 거주하는 백 씨의 타임스스퀘어 방문은 방미 중인 박 처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서 백 씨를 만난 박 처장이 ‘10대 영웅’ 영상을 함께 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박 처장은 “윤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한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10대 영웅’ 영상을 보러 오는 미국인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번 영상 송출을 통해 한미동맹이 더욱 공고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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