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대 스모 선수 “코로나 감염 무섭다” 은퇴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1-01-12 03:00 수정 2021-01-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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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참’ 허락 못받자 선언… 작년 1명 사망 등 감염위험 시달려
대회 강행 협회에 비판 쏟아져



일본의 20대 스모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회를 쉬겠다”고 스모협회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은퇴를 선언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난해 다른 20대 선수가 숨진 사례도 있어 협회가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모협회가 주최하는 주요 대회인 오즈모(大相撲) 출전 자격을 보유한 고토 간테쓰(琴貫鐵·23·사진) 선수는 9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속에 스모를 하는 것이 무서워 출전하지 않기를 원했지만 협회로부터 거부당했다. 소중한 몸을 지키기 위해 은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스모 입문 3년 만인 18세 때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스모는 지름 4.55m의 경기장 ‘도효(土俵)’에서 두 선수가 서로 몸을 맞대고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다. 밀착 접촉이 많은 종목의 특성상 한 선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상대 선수의 추가 감염 가능성 또한 높다. 지난해 5월 28세이던 스에타케 기요타카(末武淸孝) 선수가 코로나19로 숨졌다. 올 들어서는 몽골 출신 천하장사(요코즈나) 하쿠호 쇼(白鵬翔·36)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스모계 전체에 감염 우려가 컸다.

하지만 협회 관계자는 일본 언론에 “코로나19가 무섭다는 게 출전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협회 측은 고토 선수의 은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하쓰바쇼 대회에만 출전하지 않는 것으로 조치했다. 일본 누리꾼은 최근 일본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아닌 제3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누적 확진자가 약 30만 명에 이를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데도 대회를 강행하는 스모협회를 비판하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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