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경제과 나온 월가 은행가 → LA 노숙자 전락한 사연은?

뉴스1

입력 2019-09-18 13:31:00 수정 2019-09-18 15: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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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쓰고 있는 존 플레전트.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노숙자 문제에 칼을 빼든 가운데 미국 아이비리그 예일대 출신 노숙자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은 로스엔젤레스(LA) 코리아타운 노숙자 텐트촌에 살고 있는 숀 플레전트(52)의 사연을 공개했다. 예일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월가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를 다니던 엘리트 은행가였다.

그러나 퇴사 후 작은 사업체 운영에 실패했고 10년 전 노숙자로 전락했다.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 노숙자 텐트촌에 살고 있는 숀 플레전트(52). © 뉴스1
플레전트는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공군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미니 밑에서 안정된 유년시절을 보냈다. 학창 시절엔 항상 우수한 성적을 거둔 모범생이었다. 다리 장애를 극복하고 고등학교를 졸업생 대표로 마친 그는 예일대 재학 당시에도 학비 대부분을 장학금으로 지원받았다.

그는 졸업 후 모간스탠리에서 몇 년간 일하다 할리우드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90년대 중반 LA에서 사진·영화 제작사를 설립했다. 당시는 DVD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때라 사업이 번창해 부촌 실버레이크 대저택에 살았다고 플레전트는 회상했다.

하지만 불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공동 창업자들과의 다툼 속에 사업은 조금씩 쪼그라들었고 플레전트는 졸지에 연대 채무 보증자로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비슷한 시기 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그는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집과 차와 모든 것을 잃고 노숙자로 전락했다.

플레전트는 CNN에 “종종 ‘당신처럼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은 이런 상황에 있어선 안 돼’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렇다면 여기 누가 있어야 하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노숙자가 되는 일이)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플레전트는 LA 카운티 거리에 사는 6만명 중 한 명이다.

그에게 가족이 없는 건 아니다. 플레전트는 왜 가족이 있는데도 집에 가지 않을까.

플레전트의 동생은 이미 여러 차례 형에게 아버지와 같이 살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친척들이 있는 텍사스에 살면 정부 지원 프로그램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전트는 가족들을 자신이 있는 구덩이 속으로 끌어내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플레전트의 사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숙자를 거리에서 몰아내 시 외곽 임시 수용소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숙자를 향해 “혐오스럽다” “망신이다” “위신을 떨어뜨린다”는 잇단 망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자신들을 임시 수용소로 몰아넣는 대신 샤워 시설 같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일자리를 구하려면 깨끗한 옷을 입고 옷을 다려야 하는데 그럴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삶에서 빠져나올 수 있겠느냐는 CNN의 마지막 질문에 그는 “다시 작은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며 씩 웃었다고 CNN은 전했다.

플레전트가 사는 LA 카운티는 급증하는 노숙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일년새 12%나 늘었다. 이에 대해 미 연방정부는 노숙자를 강제 이주시켜 문제를 해결하겠단 방침이지만, 시민단체들은 캘리포니아주의 높을대로 높아진 임대료가 빈곤층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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