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로 일상서 혈압-심전도 측정… 자는 동안 수면분석도

김하경 기자

입력 2023-06-08 03:00 수정 2023-06-08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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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움직입시다]〈下〉 신성장 산업으로 떠오른 ‘건강’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국내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의료 분야뿐 아니라 일상 영역에서까지 첨단 기술을 활용해 건강 관련 서비스를 누릴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수면 상태도 체크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용이 활발한 서비스는 삼성전자의 ‘삼성헬스’다. 수면, 피트니스, 마음건강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삼성헬스는 매달 64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한 여성이 자신의 손목에 찬 ‘갤럭시 워치5’의 생리주기 예측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헬스는 2012년 처음 세상에 선보일 때만 해도 간단한 피트니스 트래킹을 지원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갤럭시 워치를 중심으로 헬스 전략을 개편하고 혈압, 심전도 등 다양한 건강 관련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2021년 갤럭시 워치에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탑재했다.

바이오 액티브 센서는 삼성 헬스의 미래 전략 중 하나인 수면 기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가속도 센서를 통해 수면 중 뒤척임 정도를 측정해 수면 사이클을 파악하고, 광학심박센서를 통해 심박과 산소 포화도를 바탕으로 수면의 깊이를 분석한다. 이렇게 수면 데이터가 누적되면 사용자는 8가지 동물 유형으로 정의된 수면 패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추천받고 맞춤형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받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워치 사용자 중 매주 한 번 이상 수면을 측정한 사용자가 지난해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고, 사용자 절반은 매주 수면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면 관련 기술 개발은 스타트업에서도 활발하다. 2020년 6월 설립된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호흡 소리를 활용한 ‘비접촉식 수면검사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수면의 질을 측정하려면 병원에 방문해 신체에 측정 장비를 부착하고 하룻밤을 자야 하는 등 시간과 금전적인 측면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에이슬립은 기기를 몸에 착용하지 않아도 잠잘 때 내는 소리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에이슬립은 최근 수면 단계 측정 기술을 활용해 쾌적한 기상을 돕는 앱 서비스 ‘슬립루틴’도 내놓았다. 사용자가 깊은 수면 단계에 있을 때 알람을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얕은 수면 단계에 있을 때 알람을 울리도록 한다. 에이슬립 관계자는 “사용자의 수면 단계를 알게 되면 다양한 영역과 결합시켜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코골이가 감지되면 호흡기 건조감을 낮추기 위해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작동시키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수면케어 솔루션과 함께 좀 더 전문화된 의료용 기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선보인 스마트 수면케어 솔루션 ‘브리즈’는 수면을 유도하는 한편 수면 상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관리해 숙면을 돕는다. 전용 무선이어셋을 통해 뇌파를 측정하고 수면케어 사운드를 들려주는 한편, 앱을 통해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사용자가 즐겨 듣는 음악이나 유튜브 영상 등에 뇌파 동조 사운드를 더해 재생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LG전자 관계자는 “왼쪽 뇌와 오른쪽 뇌에 각각 다른 주파수를 들려줌으로써 주파수 차이를 이용해 잠이 들게 하거나 특정 수면 상태로 전환을 촉진하는 뇌파를 유도한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출시한 만성 통증 완화 의료기기 ‘LG메디페인’을 사용하는 모습.
LG전자는 2020년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 메디헤어’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는 만성 통증 완화 의료기기인 ‘LG 메디페인’도 선보이는 등 의료기기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통해 개발한 의료용 모니터들은 비슷한 색상도 좀 더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해 수술, 진단, 임상을 더 용이하게 했다.

자동차 영역에서도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한 움직임이 불고 있다. 기아는 EV9에서 운전자와 탑승자의 신체가 닿는 부분에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바이오 페인트나 BTX 프리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물질들은 백혈병이나 편두통,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밀폐된 차량에서 이러한 페인트가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BTX 프리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하면 건강 유해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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