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인도… 中 넘어 ‘세계의 공장’ 기대감

신아형 기자

입력 2023-06-02 03:00 수정 2023-06-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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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그룹 분식회계 쇼크에도
글로벌 투자금 덕에 증시 훈풍
美中 갈등에 생산기지 이전 붐
“올해 인구 1위로” 시장도 매력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신통치 않은 가운데 2월 인도 최대 재벌기업 아다니그룹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잠시 주춤했던 인도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세계 공급망 재편으로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제조업 생산기지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를 지나 머지않아 ‘메이드 인 인디아’가 새로운 대세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인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지난달 31일 18,534.40에 마감해 약 한 달 전인 4월 28일(18,065.00)보다 2.6% 올랐다.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3월 28일(16,951.70)에 비해서는 9.3% 이상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도 증시의 선전을 두고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인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보다 안전한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긴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KOTRA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글로벌 기업의 63% 이상이 중국 내 생산기지 40% 이상을 인도와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한국 기업 중에도 삼성전자가 일찍이 중국 공장을 철수하고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탈(脫)중국을 가속화하고 있는 애플도 2025년까지 인도 생산 비중을 5%에서 25%로 확대할 예정이며,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 대만 폭스콘은 2년 내 인도 아이폰 공장 인력을 1만7000명에서 7만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과 프랑스 르노는 전기차 등 신차 공동 개발을 위해 인도 공장에 790억 엔(약 7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인도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인도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중국처럼 거대 ‘생산기지’인 동시에 ‘소비시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엔은 연내 인도 인구가 14억2900만 명을 넘어 중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중국 인구는 약 14억2600만 명 수준이다. CNN은 “인도의 거대한 기술 인력과 저렴한 노동력은 제조업체들에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는 덕에 인도의 경제 전망 역시 밝게 평가된다. 지난달 31일 인도 통계청(NSO)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1분기(1∼3월) 기존 성장 전망치(5.5%)보다 높은 6.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2∼20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성장률도 추정치보다 0.2%포인트 높은 7.2%로 상향 조정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2022∼2027년 연평균 성장률을 6.8%로 내다보면서 2027년에는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평소 인지도가 낮았던 인도 주식 상품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4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니프티50 지수 추종 ETF인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이 17.9% 수익률을 내 전체 ETF 상품 가운데 월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미 경제전문 매체 CNBC는 “인도가 세계의 ‘새로운 공장’이 되려는 꿈을 실현하려면 노후 인프라와 관료주의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있지만, 인도의 잠재력은 여전히 부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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