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100명중 9명, 월급으로 ‘원리금’ 못 갚는다…전세계 2위
뉴시스
입력 2023-03-23 11:08 수정 2023-03-23 11:08
우리나라 차주 100명 중 9명은 월급으로 원금과 이자를 합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우리나라의 BIS 기준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전 세계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3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차주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00% 이상인 차주가 전체의 8.8%에 달했다. 이들 차주의 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 규모의 29.4%를 차지했다.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 비율을 뜻하는 DSR이 100%를 초과한다는 것은 원금과 이자를 합한 연간 원리금 상환부담액이 월소득을 넘어선다는 것을 뜻한다. 매달 버는 돈을 모두 대출을 갚는데 써도 갚기가 어렵기 때문에 연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DSR은 40.6%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3.6%로 가장 높았고, 40대(42.4%), 30대 이하(39.1%), 50대(38.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 별로는 저소득이 64.7%로 중소득(37.7%)과 고소득(39.1%)보다 크게 높았다.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으로는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평균 DSR 29.4%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가계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DSR은 지난해 3분기 13.7%로 호주(14.9%)에 이어 주요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코로나19 이후 상승폭(2019년말 대비 +1.5%포인트)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BIS의 경우 금융부채 미보유 가계도 포함되고 원리금상환 산정시 대출만기를 일괄적으로 적용(18년) 하고 있어 DSR 수준이 실제보다 과소 선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은 가운데, 고(高) DSR 차주의 대출잔액이 많고 취약차주의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DSR 규제 안착을 통해 점진적인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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