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3나노 파운드리’ 양산 미룬다

곽도영 기자

입력 2022-06-22 03:00:00 수정 2022-06-22 0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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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방한때 화제됐던 제품
올해 상반기 세계 첫 양산 계획
양품 비율, 당초 목표치 못미쳐
대만 TSMC 추월 계획에 차질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1∼6월) 세계 최초 양산을 목표로 삼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 공정의 양산 시기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를 기술력으로 따돌리면서 본격적인 추격전을 펼치려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1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GAA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은 당초 목표였던 올해 상반기 양산은 거의 무산된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3분기(7∼9월)에도 양산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4월 28일 1분기(1∼3월) 실적 발표 당시 “올 2분기(4∼6월) GAA 3나노 공정 세계 최초 양산을 통해 경쟁사(TSMC)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선단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수율(웨이퍼 한 장당 양품의 비율)도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고도 설명했다. 두 달 만에 계획이 바뀐 것이다.

통상 ‘선단공정’이라고 일컫는 10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개발은 최첨단 기술력이 요구된다. 초미세 공정인 만큼 성능뿐만 아니라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얼마나 빨리 수율을 끌어올리는지가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포물선 궤적으로 반도체 수율과 성능을 개선해 나가는 것을 ‘램프업’이라고 일컫는다.

삼성전자가 내부 개발 중이던 3나노 공정의 수율은 최근까지도 단계별로 세워뒀던 기존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가능한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미세 선단공정인 만큼 기술적 장벽이 예상보다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수율이 60% 정도는 돼야 고객사와 양산을 협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양산 시점은 현재 개발 속도라면 3분기에도 이 수율 기준에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0%에 다소 미달하더라도 고객의 사정이 급한 경우 양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칩당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근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1분기 파운드리 업체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톱10’ 중 유일하게 전 분기보다 매출액이 줄었다. TSMC의 올 1분기 매출액이 작년 4분기(10∼12월)보다 11.3% 늘어나는 동안 삼성은 3.9%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상황을 역전시키고 10%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3나노 양산이 핵심 미션이다. 이 공정은 특히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 평택공장 방문 시 방명록 대신 3나노 웨이퍼에 사인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TSMC도 연내 3나노 양산을 공언해 왔다. TSMC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의 ‘2022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올해 하반기(7∼12월) 기존 핀펫 공정에서 진보된 핀플렉스 기술을 적용해 3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 모두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서부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4나노 공정의 경우 양사 모두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지만 수율 차질은 여전하다. 삼성전자 신제품 ‘엑시노스’ 칩은 4나노 공정에서 양산에 들어갔으나 수율을 맞추지 못해 결국 ‘갤럭시S22’ 스마트폰에 탑재되지 못했다. 최근 공개된 애플의 새 반도체 ‘M2’도 TSMC의 최첨단 4나노 공정이 아닌 기존 제품과 마찬가지로 5나노 공정에서 생산돼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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