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팩스 대신 블록체인… 60분 걸리던 수입통관 10분만에 ‘OK’

부산=변종국 기자

입력 2021-11-23 03:00:00 수정 2021-11-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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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ET, 수입화물 반출입 플랫폼
블록체인 기술 활용 8억 들여 개발
물류과정 문제 빠르게 찾아내 개선… 연간 571억 비용 절감 효과
“수출 화물-해외 서비스에도 적용”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이 개발한 수입물류 플랫폼 서비스가 시작된 부산신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안벽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트랙터에 옮기고 있다. 부산신항만주식회사 제공

19일 부산 신항 근처의 한 보세자치장(통관을 위해 수입 물품 등을 일시 보관해 놓는 보세구역). 국내로 들여온 수입 화물들을 컨테이너에서 꺼내 전국 각지로 운송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들어온 수입 물품들은 화주와 포워더(화주로부터 화물 업무를 의뢰받고 처리하는 업체), 보세자치관리자, 운송사 등의 화물반출입 승인서, 세관 신고서, 배차 승인, 물건 주문서 확인 등 수차례의 서류 작업을 거쳐야만 반출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서류를 주로 이메일이나 팩스 등으로 주고받으며 업무가 처리됐다. 일일이 손으로 쓰거나 타자를 쳐서 보내야 했고, 결재나 승인이 늦어지면 직접 전화를 걸어 문서 처리 여부를 물어야 했다. 서류 작성 오기, 결재 지연, 배송해야 하는 물건을 빠뜨리는 오반출, 물건을 잘못 전달하는 오배송 등이 종종 발생했다. 물건을 한번 잘못 배송하면 회수해 다시 배송하는 데 2, 3배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물류 관련 업체들뿐 아니라 물건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 모두 금전적, 시간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물류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화물 수출입을 위한 서류 작업을 한꺼번에 하면 좋겠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은 약 8억 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들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수입 화물 반출입·내륙운송 플랫폼’을 개발해 1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제까지 수입된 화물의 서류 작업을 처리하는 데 1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수입 화물 반출입·내륙운송 플랫폼에서는 10분 만에 처리가 가능하다.

이 플랫폼에 접속하면 수입한 화물을 고객들에게 운송하는 전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이메일과 팩스로 주고받던 서류 작업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화주나 포워더, 운송사 등 물류 종사자들이 서로 전화를 돌리지 않고도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각종 서류 작업과 화물 정보, 화물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덕분에 물류 과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문제를 찾아내고 책임 소재를 가리기도 쉬워졌다.

이제호 KTNET 블록체인기술실장은 “국내 무역거래 전반에서 연간 약 260만 건의 서류 작업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 내륙운송 플랫폼을 적용하면 연간 571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포워더 ‘맥스피드’ 관계자는 “시간이 곧 돈인 물류 종사자들에게는 수십 분의 작업 단축은 큰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 현장에 있는 포워더나 운송사, 선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덕분에 실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는 국내에 들여온 수입 화물에 대해서만 적용이 된다. KTNET은 앞으로 수출 화물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서비스와도 연계가 가능하도록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운송사나 포워더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물류 플랫폼과도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할 예정이다.

부산=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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