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ase Study:]빅데이터 플랫폼 덕에 코로나에도 시장 대응 척척

배미정 기자

입력 2021-06-09 03:00:00 수정 2021-06-09 03: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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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위해 미국의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애자일 TF팀을 구축해 다양한 배경의 현업 전문가들이 유연하게 협업하도록 했다. 사진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미국 팔란티어의 TF팀원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공장을 함께 방문한 모습.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많은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산과 이동의 제한을 경험하면서 기존의 생산, 관리, 서비스에 빅데이터와 플랫폼 기술을 접목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이 기업 생존에 필수 요소임을 절감했다. 글로벌 7위 건설기계 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부터 선제적으로 DT를 추진한 결과 빅데이터 플랫폼 ‘DI360’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제를 마련함으로써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한 예로 2020년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현장 방문이 어려워졌을 때도 전 세계에 판매된 건설 장비의 실시간 가동 정보와 시장 정보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신속하게 국가별 시장 수요를 파악해 대응할 수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손쉽게 결합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이를 활용해 데이터 중심의 의사 결정을 하는 인프라를 구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DT 혁신을 추진한 과정을 분석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1년 5월 2호(321호)의 케이스스터디를 요약해 소개한다.

○ DT의 핵심은 ‘빅데이터’
두산인프라코어가 DT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건설 경기가 불황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때였다. 극심한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DT를 통해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로 방향을 전환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데이터였다. 40여 년 전부터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지만 비정형 데이터가 많고 품질도 천차만별이었다. 또 전사적자원관리(ERP), 생산관리(MES) 등 이미 구축한 50개 시스템을 서로 다른 부서가 개별적으로 관리하다 보니 시스템 내 데이터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고립돼 있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중요한 의사 결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려면 여러 종류의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필요했다.

○ 스타트업과 유연한 협업
수십 개 회사와 접촉한 끝에 두산인프라코어가 선택한 파트너는 미국의 팔란티어였다. 당시 미국에서 유니콘에 등극한 기술 스타트업으로 유명했지만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다. 해외의 낯선 스타트업이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확인한 두산인프라코어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체결하고 팔란티어와 공동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다.


TF팀은 크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고민하는 방식으로 협업했다. 먼저 어떤 경영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지를 정의하고, 다음으로 그 의사 결정이 비즈니스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져 우선순위를 정했다. 마지막으로 그 의사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했다. 이전에는 데이터를 구할 수 있는지부터 따지다 보니 제한된 데이터를 활용해 내릴 수 있는 의사 결정의 수준에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TF팀은 중요한 비즈니스 이슈를 데이터 관점에서 정의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작은 데이터셋을 활용해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해보고,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하는 작업을 유연하게 반복함으로써 실제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다.

출신 국가와 언어뿐 아니라 나이도 평균 10세 이상 차이가 났던 양사의 TF 팀원들은 업무 초반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 팔란티어 엔지니어는 매번 출근시간이 늦어 오해를 사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번 문제에 몰입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결하느라 다음 날 지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TF팀은 이런 사소한 오해부터 풀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 회식을 갖기로 원칙을 정하고 업무시간 외에도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팀워크를 발휘했다.

○ 데이터 중심 의사 결정의 확산
양사는 단 6개월 만에 주요 업무 프로세스를 담은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 DI360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고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실제 사용자, 즉 직원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우선 DI360 활용법에 관한 온라인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직원들이 언제든지 반복적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공유했다. 실제로 DI360을 활용해본 직원들은 보고서 작성 시간의 절약, 실시간 업데이트와 버전 관리의 용이성, 손쉬운 데이터 분석 등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복잡한 데이터 관리와 보고서 작성 절차의 비효율을 DI360이 해결해 주면서 직원들은 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또 데이터 중심의 일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올해 전 사업 부문에 걸쳐 데이터 전파자 역할을 하는 데이터 에이전트(Data Agent·DA) 24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앞서 TF팀이 일한 방식을 전수받아 직접 현업의 문제를 도출하고 DI360을 활용해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익힌다. 내년부터는 DA들이 팀 단위에 직접 체험한 내용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그렇게 TF팀이 데이터 기반으로 일한 방식을 데이터 에이전트, 종국에는 전 직원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는 “기업의 DT는 기술의 도입과 적용에만 그치지 않고 조직문화가 총체적으로 전환돼야 비로소 완결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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