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실업률, 코로나 타격 아닌 일자리 감소 때문”

세종=송충현 기자 , 김현수 기자

입력 2021-05-03 03:00:00 수정 2021-05-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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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실업률 4%중 코로나요인 0.1%P… 공장 자동화-경제 불확실성 영향 커
고학력 청년-여성 구직활동 늘어… 팬데믹 끝나도 고용한파 계속될듯
2030세대 83% “미래 일자리 감소”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한파가 닥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일시적 경기 요인이 실업률(4%)에 미친 영향은 0.1%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의 충격보다 일자리가 줄고 취업자가 감소하는 고용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실업률을 추세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위기가 진정되더라도 고용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일 ‘고용상태 간 노동이동 분석을 통한 실업률 분해’ 보고서에서 지난해 실업률 4.0% 중 코로나19 등 일시적인 경기 요인이 미친 영향은 0.1%포인트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3.9%포인트는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했다. 실업률 상승을 코로나19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김병국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차장은 “지난해 실업률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적 요인 외에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실업률의 추세적 상승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실업률 증가의 원인에 대해 “비경제활동 인구나 실업자 등이 취업자로 전환되는 연결고리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돈을 풀어 실업자 급증은 피하고 있지만 한국 노동시장의 고용 창출 동력이 구조적으로 약화하면서 실업자가 취업자로 전환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공장이 자동화되며 기계가 일자리를 대체했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스타트업 등 고용을 창출할 신생 기업이 줄었기 때문이다. 일이 없는 이들을 위한 일자리 자체가 감소한 것이다.


또 한은은 청년층의 학력이 높아지며 구직활동이 길어지고 취업시장에 뛰어든 여성이 늘며 실업자가 늘어난 것도 실업률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경기 상황이 실업률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경기가 나쁘면 실업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 하강 국면에서 재정을 투입해 공공일자리를 만들고 취업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데다 해고가 어려운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특징 때문에 경기가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더라도 고용시장 개선을 장담할 수 없으며 구조적인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WEF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일자리의 미래 2020’ 보고서를 바탕으로 자동차, 기계, 조선 등 10개 업종의 일자리 전망을 분석한 결과 2024년까지 일자리 70만6000개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자리 시장에 대한 청년들의 전망도 암울하다. 전경련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 30대 남녀 829명을 대상으로 미래 산업 일자리 변화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미래 산업 사회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한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협력해 일자리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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