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측 전원 불참 속 표결… 공익위원 제시 1.5% 인상안 가결

박재명 기자 , 세종=송혜미 기자

입력 2020-07-14 03:00:00 수정 2020-07-14 03: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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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민노총측 아예 불참
한국노총측은 1.5%안 항의 퇴장
사측 동결 수준 요구 목소리 반영… 향후 노동계 반발 불가피 관측


민노총측 빈자리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근로자위원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윤택근 부위원장을 비롯한 민노총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세종=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시간당 8590원)보다 1.5% 인상된 8720원으로 제시하기까지 노사는 13일부터 14일에 걸쳐 밤샘회의를 열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역대 최저 인상률이 나온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동결’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용자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했다. 향후 노동계의 극렬한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마지막 날까지 갈린 노사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1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앞서 9일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9430원(9.8% 인상), 경영계는 8500원(1.0% 삭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다. 노사 모두 최초 요구안(각각 1만 원, 8410원)에서 한발 양보했지만 여전히 이견이 컸다.

13일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도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진통이 계속됐다. 회의에 앞서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달린 최저임금의 본래 목적과 취지를 올바르게 확립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대출금과 정부지원금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기폭제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노사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며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익위원이 노사 요구안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범위를 제시하면 노사가 그 안에서 이견을 좁히라는 취지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은 8620원(0.3% 인상)∼9110원(6.1% 인상)이다.

이후 경영계는 8620원, 노동계는 9110원의 수정 요구안을 제출했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 내 최저치와 최고치다. 노사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이 노동계 요구안보다는 경영계 안에 더 가깝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사용자위원 역시 “공익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 하한액(8620원)은 최소 동결을 주장한 중소기업, 영세 소상공인의 바람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라고 했다.


○ 사상 최저 인상, 사용자 손 들어준 공익위원

자정까지 계속된 논의에도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은 14일 오전 1시 이후 최저임금 중재안으로 전년 대비 1.5% 인상안을 제시했다. 14일 0시를 기해 차수를 변경해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다.공익위원 중재안이 나오자 노동계는 모두 퇴장했다. 이날 회의에 4명 전원 불참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던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도 모두 협상장을 떠났다. 올해 ‘제1노총’이 된 민노총은 협상에 불참하면서 사회적 책임 방기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이번 공익위원 중재안에 대해 “최저임금제에 대한 사망선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노총 측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런 결과가 나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은 2.7%,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10년엔 2.8% 인상이 이뤄졌다. 그때 당시보다도 40% 이상 인상률이 줄어든 것이다.

박재명 jmpark@donga.com / 세종=송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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