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 격언 비껴간 증시…2000선 안착 가능할까

뉴스1

입력 2020-05-27 09:59 수정 2020-05-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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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두달 반만에 2000선을 돌파하며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을 나타내고 있다. 2020.5.26/뉴스1 © News1

코스피 지수가 두달 반만에 2000선을 회복하면서 ‘셀 인 메이’(Sell in May·5월에 주식을 파는 현상)를 완전히 비껴갈 가능성이 커졌다.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사실상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2000선 안착을 위해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의 재확산 등 증시에 드리운 불확실성 요인들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이달 4% 상승한 코스피…‘셀인메이’ 피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말(1947.56) 대비 4.2%(82.22p) 오른 2029.78로 마감했다. 2000선 위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3월6일(2040.22)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세를 대부분 만회한 것이다. ‘5월에는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증시 격언은 올해는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과거 10년을 살펴보면 5월 주가가 상승했던 것은 2014년과 2017년 두해에 불과했다. 8개년은 모두 5월 들어 주가가 하락했었다.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도 있지만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5월에 연초 기대감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발 3월 폭락장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잦아들면서 경기의 저점 통과 기대감과 각국의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이끌어 냈다.

회복세의 중심에는 일명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있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금이 갈 곳을 잃었고, 낙폭이 과도하다는 믿음이 얹어지면서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됐다. 이달에도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3조556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달(3조81234억원)과 비슷한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외국인이 시장을 좌우했지만 최근 개인의 비중이 많이 늘어났고, 개인의 매수세가 여전히 강해 증시가 ‘셀인메이’를 비껴갔다”면서 “급락장 이후 경제정상화 기대감의 반영도 있었기 때문에 과거 5월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등을 겪은 각국 정부가 초기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섰고, 정책의 강도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면서 “거의 전세계가 제로(0)금리 수준에 근접하면서 유동성도 풍부해졌고, 코로나19 타격의 피크(정점)도 지났다는 기대감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00선은 회복했는데…미·중 분쟁·코로나 변수, 밸류에이션 부담 여전

비록 코스피가 ‘셀인메이’를 빗겨가면서 두달 반 만에 2000선 고지를 탈환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장세는 아니다.

코로나19가 언제 다시 재확산할지 알 수 없고, 한동안 잠잠했던 미·중 갈등과 홍콩 시위 이슈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등 경제재개 과정에서 확진자 수가 재차 늘어 경제 활동 재개가 뒷걸음치면 다시 투자심리를 억누를 수 있다”면서 “미·중 간 긴장고조나 홍콩 보안법 이슈 등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불안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승 여력이 다한 것은 아니지만, 점차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 상황 변화에 따라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진 변준호 센터장은 “올해 상장사 실적이 10%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코스피의2100선 회복까지는 가능하지만, 실물 경제에 비해 지수가 지나치게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있다”면서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해 올해 실물경제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운 만큼,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조마조마하게 움직이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안타 박기현 센터장은 “단기 상승으로 인해 이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조금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최근 대외 이벤트들의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워낙 탄탄하고, 자금여력도 좋기 때문에 2차 급락의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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