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눈앞에 펼쳐진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최신 기술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8-05-17 16:57 수정 2018-05-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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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주행시험장. 한적한 주변 환경과 달리 이곳에서는 최첨단 자동차 기술 개발을 향한 연구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현대모비스 연구진들은 자율주행 독자센서 개발에 한창이었다.

서산 주행시험장은 현대모비스가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2016년 말 완공하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총 14개의 시험로와 4개의 시험동을 갖추고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친환경차 등 미래차 핵심 부품의 성능과 품질을 종합 검증하는 곳이다.

취재진은 이날 현대모비스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0억을 들여 제작된 M.빌리(M.Billy)를 타고 서산 주행시험장 내 첨단시험로 곳곳을 누볐다.

M.빌리는 출발 지점에서 서서히 움직이더니 스스로 우회전을 했다. 그리고 곧장 사거리 교차로로 진입에 성공했다. 좌회전 차선으로 이동해 신호 대기를 받기 위해 멈춰 섰다. 신호가 떨어지자 핸들이 왼쪽으로 스스로 돌아갔다.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기술을 이용해 차량이 신호 바뀜도 스스로 알아챘다.

원형 회전 교차로도 막힘없이 통과한 자율주행차는 시속 40km로 직선 도로를 달렸다. 주행 차로에 정차한 차량이 발견되자 알아서 옆으로 피한다. 주행 차로에 정차한 차량이 발견되자 옆으로 돌아 나가기도 했다.

차선 변경이나 신호등 인식 등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주행은 물론, 돌발 상황까지 회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인 M.빌리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등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돼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한다. 회사 측인 M.빌리를 통해 오는 2022년 독자 센서를 장착한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세계 최장’ 250m 터널시험로… 지능형 LED 램프 출시 임박

서산주행시험장은 자율주행과 직접 관련된 시험을 하는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를 비롯한 14개의 시험로를 갖추고 있다. 총 면적 112만m²(약 34만평, 여의도의 절반 크기)에 달하는 서산주행시험장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의 시험장 중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가동률 및 시험차량 대수를 꾸준히 늘리며 핵심부품 성능 및 내구성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독자 센서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이를 적용한 ADAS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첨단시험로 및 레이더시험로에서 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고정밀 지도 및 DGPS 시스템을 활용해 범용로와 첨단시험로, 그리고 고속주회로의 차선 좌표를 미리 확보해, 센서 상 정보와 실제 해당 사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대조해 가며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레이더 시험로는 총 길이 250m이며 레이더의 신뢰도와 성능을 높이는 시험을 반복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정 중앙에 레이더 센서를 장착한 차량을 위치시키고 5m 단위로 TCR이라고 불리는 규격화된 반사판을 대 탐지성능을 측정하고 있다. 이때 측정하는 항목은 탐지 거리와 각도, 분해능과 정확도 등이다.

현대모비스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고 있는 이원오 책임연구원은 “현재 M.빌리에는 독자 개발한 전방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며 “카메라와 라이더 등 다른 센서도 순차적으로 독자 개발해 실차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서산 주행시험장에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시험로가 하나 있다. 바로 터널시험로다. 폭 30m, 길이 250m 규모의 시험로 안에 들어가니 암막 커튼을 두른 듯 사방이 컴컴했다.

굳이 250m 길이로 만든 이유가 뭘까 궁금한 순간 터널 천장에서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 십 여 개가 내려왔다. 준비돼 있는 차량에서 상향등을 켜자 가장 멀리 있는 구조물까지 불빛이 비쳤다. 헤드램프가 먼 거리까지 밝게 비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장면이었다.

터널 안쪽으로 조금 걸어들어가니 지능형 헤드램프(IFS)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지능형 하이빔 시스템이다. 어두컴컴한 시골길 상향등을 켠 채 주행 하다가 마주오는 차량이 보이면 상대방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하기 위해 차량 부위는 하향등으로 바꿔준다. 차량을 제외한 다른 공간은 그대로 상향등을 유지하며 달린다. 구슬모양의 여러 LED 램프가 상대 차량의 움직임을 추적해 피아노 건반이 움직이듯 켜졌다 꺼졌다하면서 선별적으로 빔 패턴을 변화시켰다.

현대모비스 IFS 연구진은 “BMW와 아우디 등 정도만 이 같은 지능형 헤드램프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도 이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이르면 내년 이후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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